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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장기칩 기반 플랫폼… 동물실험 대체 가능 ‘눈길’

입력 | 2024-08-29 03:00:00

㈜에드믹바이오





하동헌 에드믹바이오 대표

전 세계적으로 매해 1억 마리 이상의 동물이 실험으로 희생되며 동물실험에 대한 윤리적 문제와 효용성에 대한 비판의 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임상시험 전 동물을 사용한 시험은 인간의 몸과 달라 실제 임상 통과율도 1∼8% 수준에 머문다는 보고가 있다.

이에 따라 동물실험 금지에 대한 글로벌 스탠더드가 굳어져가고 있다. 유럽연합(EU)에선 2013년부터 화장품을 위한 동물실험이 금지됐으며 우리나라를 포함한 다수의 국가에서도 동물실험 중단을 위한 협약 등에 가입한 상황이다. 미국 FDA는 이미 2022년 약물의 안전성과 효능을 평가하기 위한 동물실험 의무를 삭제했다. 동물실험 대체 플랫폼이 필요한 이유다.

에드믹바이오는 국내 동물실험 대체 플랫폼을 주도하는 업체다.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3D 장기칩 기반의 신약 개발 및 환자 맞춤형 약물 처방 플랫폼 개발에 전력을 쏟고 있다. 회사는 현재 플랫폼 개발에 있어 회사의 핵심 기술인 3D 바이오 프린팅 기술을 기반으로 요소 설계, 공정 수립, 세포 프린팅, 분석까지 수행해내고 있다. 해당 플랫폼은 사용자에 맞춰 변경 및 설계가 가능하다.

회사는 현재 세포 프린팅에 필요한 바이오 잉크 생산 역시 준비 중이다. 간, 폐, 지방 포함 20여 종의 조직·장기에 대한 바이오 잉크 개발을 실험실 레벨에서 마쳤고 현재 상용화 준비 중이다. 비동물 실험을 위한 물리적, 생화화학적 환경 조성이 가능한 점도 인상적이다. 이와 관련한 국내외 11건의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

하동헌 에드믹바이오 대표는 “미국과 유럽 등에서 이미 동물실험을 중단하려는 구체적인 액션이 나오고 있다”라며 “국내에서도 정부의 최소 가이드라인 등이 확정될 시 관련 산업의 빠른 발전이 예상된다”라고 업계 상황을 설명했다.

하 대표는 “간, 폐 외의 여러 장기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하고 다양한 장기에 대한 약물 독성 효과를 검증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해 향후에는 질병 관련 칩을 만들어 환자와 신약 개발에 큰 도움을 주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당장의 목표는 바이오 잉크 상용화다. 기술개발이 완료된 만큼 연구자들이 사용 가능한 실험 재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한다는 구상이다.

한편 하 대표는 업계 발전을 위해선 정부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정부 과제 수행 중 인건비 관련해 현실적인 대안이 필요하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예를 들어 정부 과제 예산의 경우 공고 전 6개월 이후 채용에 한해 인건비 사용이 가능한 규정이 있다. 해당 규정에 대해 하 대표는 “바이오 스타트업의 경우 인건비에 대한 부담이 커 해당 규정의 일률적 적용이 현실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있다”라며 기존 인력에 대한 지급이 50% 정도라도 가능하게끔 협의된 방안이 제시되면 좋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바이오 스타트업은 유연한 고용 정책이 특히 더 중요한 업계라는 점도 아울러 강조했다.


유지영 기자 yjy77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