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제공)
‘블랙요원’들의 신분 등 군사기밀 정보를 유출한 혐의를 받아 재판에 넘겨진 국군정보사령부(정보사) 요원(군무원) A 씨가 중국 정보요원(추정)에게 포섭돼 수차례에 걸쳐 억대 금전을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28일 국방부에 따르면 국방부검찰단과 국군방첩사령부는 A 씨를 군형법상 일반이적,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뇌물), 군사기밀보호법위반 혐의로 구속 수사 후 전날 기소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A 씨는 지난 2017년쯤 중국에서 정보요원에게 포섭된 후 그의 지시를 받아 기밀 출력, 촬영, 화면 캡처, 메모 등의 수법을 통해 군사기밀을 탐지·수집했다. A 씨는 과거 군 간부로서 첩보 활동을 하다가 군무원 신분으로 정보사에 재취직한 상태였다.
A 씨는 이 기밀을 영외 개인 숙소로 무단 반출해 중국 인터넷 클라우드 서버에 업로드하는 방식으로 정보를 누설했다.
이 과정에서 A 씨는 특정 게임의 음성 메시지를 통해 중국 정보요원에게 “○○사업 세부현황이 필요하신 것 맞죠?”라고 물었고, 중국 정보요원은 “네. 맞습니다. 최대한 빨리 보내주세요”라고 답한 바 있다.
이에 A 씨는 중국 정보요원에게 “지금 위험해서… 접근이 힘든데, 서둘러 보겠습니다” “파일 보냈으니 확인해보세요” “돈을 더 주시면, (군사기밀) 자료를 더 보내겠습니다” 등 언급도 했다.
특히, A 씨는 수사당국 추적 회피를 위해 매번 다른 계정으로 클라우드에 접속하고, 파일별 비밀번호를 설정하고 대화기록을 삭제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A 씨의 범행은 올해 6월 방첩사에 의해 발각됐고, 그는 지난달 30일 구속됐다. 그러나 A 씨는 북한으로부터 해킹을 당했다고 주장해왔다.
방첩사는 이달 8일 A 씨에 대해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군형법상 일반이적 및 간첩 혐의를 적용해 국방부검찰단에 기소의견으로 구속송치했다.
그러나 A 씨가 기밀을 넘긴 중국 정보요원이 북한 측 요원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 이에 국방부검찰단은 추가 수사를 통해 A 씨와 북한 간 연계성을 확인해 간첩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국방부는 “이번 사건은 군 방첩 수사 역량 강화의 결과”라며 “신속한 수사를 통해 이적 혐의 정보사 요원을 검거할 수 있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