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건파' 페제시키안 대통령 운신폭 미지수 "해리스 승리할 경우 협상 위한 매개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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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가 미국과 핵 협상을 추진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
27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하메네이는 이날 국영TV 연설을 통해 이란 정부의 “적과의 협상에 장벽은 없다”고 밝혔다.
하메네이는 “같은 적과 같은 장소에서 교전하는 건 모순이 아니며 장벽은 없다”면서, 다만 “문제는 우리가 적에게 희망을 걸고 그를 신뢰해선 안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페제시키안은 유세 기간 제재가 이란 경제를 마비시키고 있다며, 이를 해제하기 위해 서방과 핵 협상을 벌이겠다고 공언했다.
이란에서 최고 권력은 대통령이 아닌 최고지도자에게 있다. 이 때문에 페제시키안이 외교 정책에서 어느 정도 운신폭을 가질 수 있는지는 현재로선 미지수다.
하메네이도 제재 완화라는 목표에는 공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과 이란은 오만과 카타르의 중개로 비공식적 소통을 해왔다. 지난 5월엔 오만에서 간접 회담을 가졌고, 모하메드 빈 압둘라흐만 빈 자심 알타니 카타르 총리가 하메네이 연설 전날인 지난 26일 이란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란 전문가인 레이 타케이 미국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은 NYT에 “이전 정부의 많은 사람들은 트럼프가 예측 불가능해서 그와 협상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이는 본질적으로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가 승리할 경우 협상을 위한 매개변수를 설정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이란 전문가인 메흐자드 보루제르디 미주리 과학기술대 예술과학교육대 학장은 이번 하메네이의 성명으로 미국과 직접 대화에 청신호가 켜진 건 아니며, 하메네이가 최근 몇 년간 공개 발언에서 다소 일관성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국무부 대변인은 하메네이 발언 관련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미국은 이란의 말이 아닌 행동으로 판단할 것이며 양국 갈등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란은 2015년 경제 제재를 해제하는 대가로 핵 프로그램, 특히 원자폭탄 제조를 위한 단계인 우라늄 농축을 축소하는 것을 골자로 한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에 합의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은 2018년 합의에서 탈퇴해 이란 제재를 복원했고, 이에 이란은 우라늄 농축을 급격히 늘리고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협력을 중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