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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심위, 텔레그램 등 SNS와 국제협의체 마련…딥페이크 성범죄 잡는다

입력 | 2024-08-28 14:30:00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딥페이크 성 범죄물이 주로 유통되는 텔레그램 등에 영상 삭제를 신속히 요청할 수 있도록 국제적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딥페이크 성 범죄물 모니터링 인력도 2배 이상 확충할 방침이다.

류희림 방심위원장은 28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 급속도로 확산 중인 딥페이크 음란물, 성범죄물 관련 긴급 전체회의를 열고 “텔레그램과 페이스북, X(옛 트위터),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글로벌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들과 긴밀한 협의체를 구성해서 신속한 삭제 및 차단 조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방심위에 따르면 불법 성 범죄물의 주요 유통경로인 해외 플랫폼 및 SNS 사업자의 경우 e메일, 공문 등으로 시정 요구 및 자율적 규제를 요청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현재 단계보다 더 빠르게 상시 소통이 가능하도록 면대면 소통 협의체도 마련해 불법 영상물 등의 국내 확산을 최대한 신속하게 막겠다는 것이다.

방심위에 따르면 현재 국제적으로 글로벌온라인안전규제기관네트워크(GOSRN), 국제인터넷핫라인협회(INHOPE) 등 해외 인터넷, 통신 관련 협의체가 운영되고 있다. 방심위는 해당 네트워크에서 국내 텔레그램 내 딥페이크 성 범죄물 유통 문제를 핵심 의제로 거론하고, 국제적 공조 노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방심위 사무처에 따르면 지난해 방심위는 불법 성 범죄물이나 마약·도박 관련 게시물 관련 텔레그램 측에 총 161건의 시정요구를 의뢰했다. 이 중 160건은 최종적으로 삭제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텔레그램 측이 즉각적으로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아 시일이 오래 걸린 경우도 많은 데다 심의 기준도 일관적이지 않은 게 문제라고 지적됐다.

모니터링 인력도 대거 확충된다. 류 위원장은 기존 6명인 방심위 내 성 범죄물 모니터링 인력을 즉각 12명으로 늘리고 향후 전담 인력을 추가 확충하겠다고도 밝혔다. 또 방송심의에 집중된 방심위 내 400여 명의 모니터링 인력을 디지털 성범죄 관련 심의 부문에 재배치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현재 관련 인력은 70여 명 수준이다. 필요 시 경찰 등 전문 인력의 파견 근무도 추진할 방침이다.

방심위는 27일부터 홈페이지에 딥페이크 성범죄 영상물 신고 전용 배너를 별도로 설치했으며, 온라인 신고뿐만 아니라 방심위 디지털 성범죄 신고 전화 기능도 강화해 상담원이 24시간 접수 및 상담할 수 있도록 했다. 류 위원장은 “최근 딥페이크 합성 기술을 악용한 디지털 성범죄 영상이 대학과 중고등학교뿐만 아니라 심지어 초등학교까지 유포됨으로써 우리 사회를 정조준해 위협하는 상황이 됐다”며 “딥페이크 성범죄가 근절되도록 국민들도 엄중한 감시자이자 신고자로서 방심위와 함께해달라”고 밝혔다.


김기윤 기자 pe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