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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 밝은 빛 노출, 제2형 당뇨병 위험 최대 67% 높여

입력 | 2024-08-28 14:47:00


밤에 밝은 빛에 노출되면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이 최대 67%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하루 주기 리듬(생체시계)이 방해를 받아 인슐린 분비와 포도당 대사에 나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호주 플린더스 대학교(Flinders University) 연구진은 권위 있는 의학 저널 ‘란셋 지역 건강-유럽’(The Lancet Regional Health – Europe)에 최근 게재한 논문에서 빛 노출이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증거를 제시했다.

제2형 당뇨병은 신체활동 부족, 비만 등 생활 습관 요인과 관련이 있는 후천성 만성 질환으로 완치가 어렵다.

플린더스대 의과대학·공중보건대학 앤드류 필립스 교수는 “밤에 더 밝은 빛에 노출되면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그는 “밤에 빛에 노출되면 생체 리듬이 방해를 받아 인슐린 분비와 포도당 대사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며 “생체 리듬이 방해받아 인슐린 분비와 포도당 대사에 변화가 생기면, 이는 신체가 혈당 수치를 조절하는 능력에 영향을 미쳐 결국 제2형 당뇨병의 발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앙 일주기 시계의 리듬(타이밍과 강도 모두)은 거의 전적으로 빛에 의해 조절된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영국의 인체 자원 데이터베이스인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에 등록된 8만5000명의 자료와 약 1300만 시간의 빛 센서 자료를 사용해 개인의 빛 노출 패턴을 분석하면 당뇨병 위험을 예측할 수 있을지 조사했다.

연구팀은 제2형 당뇨병이 없는 참가자들의 손목에 장치를 부착해 낮과 밤의 빛 노출 양을 일주일 동안 추적했다. 그 후 최장 9년 동안 참가자들의 제2형 당뇨병 발병 여부를 확인했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밤 12시 30분부터 오전 6시 사이에 더 많은 빛에 노출되는 것은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 증가와 연관이 있다. 낮 동안의 빛 노출량과는 관계가 없다.

플린더스대 연구진은 참가자들의 생활 습관, 수면 패턴, 교대 근무, 식습관, 정신 건강 등 제2형 당뇨병과 관련된 다른 요인들을 고려한 후에도, 야간에 더 많은 빛을 받는 것이 여전히 당뇨병 발병의 강력한 예측 변수라는 결과를 얻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또한 빛에 노출되는 양에 따라 발병 위험이 달라진다는 것도 알아냈다. 선형(비례)의 용량-반응 관계를 보였으며, 밤에 빛에 노출된 정도에 따라 제2형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28%~67% 더 높았다.

이는 야간 조명 차단이 제2형 당뇨병 발병 위험 요인 중 하나를 제거하는 저비용 고효율 조치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필립스 교수는 “우리의 연구 결과는 밤에 빛 노출을 줄이고 어두운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당뇨병의 발병을 예방하거나 지연시키는 쉽고 저렴한 방법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수면 전문 업체 웨스퍼(Wesper) 소속의 신경과학자이자 수면 전문가인 첼시 로시(Chelsie Rohrscheib)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가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그녀는 당뇨병 관련 비영리 단체인 ‘diaTribe’를 통해 “만성적인 수면 질 저하와 수면 시간 감소는 인슐린 저항성과 포도당 불내성을 초래하며, 코르티솔(스트레스 호르몬) 수치 증가, 식욕 증가, 염증 증가로 이어진다. 이는 모두 제2형 당뇨병 발병의 주요 요인들이다”라고 설명했다.


참고자료
-Personal light exposure patterns and incidence of type 2 diabetes: analysis of 13 million hours of light sensor data and 670,000 person-years of prospective observation
(DOI: 10.1016/j.lanepe.2024.100943)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