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 시승기 서울 기준 2300만 원대 구매 가능… 현대차 전기모델 중 가장 저렴해 페달 오조작하자 시끄러운 경고음… 고속 주행 시 발생한 소음은 아쉬워 이달부터 고객에게 본격 인도 시작
‘캐스퍼 일렉트릭’이 지닌 강점은 명료하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이다. 세제 혜택 전 3150만 원으로 책정됐다. 여기에 전기차 보조금을 받으면 서울시 기준으로 2300만 원대에 구매할 수 있다. 현대자동차의 전기차 중 가장 싸다. ‘형제 회사’인 기아에서는 ‘레이EV’가 2775만 원부터 팔려 가격대가 비슷할 수 있지만 둘의 차급은 엄연히 다르다. 현행법상 전장(차 앞뒤 전체 길이)이 3600mm보다 짧아야 경차인데 이에 따르면 캐스퍼 일렉트릭(전장 3825mm)은 소형차, 레이EV(전장 3595mm)는 경차다.
물론 소비자들은 싸다고 무조건 사지 않는다. 싸면서도 좋아야 지갑을 연다. 특히 요즘처럼 ‘전기차 포비아(공포증)’가 극심한 시기에는 더욱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20일 캐스퍼 일렉트릭을 타고 경기 고양시 파주시 일대 약 50km를 시승해 보며 살 만한 차인지 가늠해 봤다.
● 작지만 있을 것 다 있어
이번 달부터 고객 인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현대자동차의 신형 전기차 ‘캐스퍼 일렉트릭’이 도로를 달리고 있다. 현대자동차 제공
주행감은 기대 이상이었다. 진동이 전혀 안 느껴진다고 할 순 없지만 요철이 많은 도로를 지날 때도 안정적이었다. 주행감에 큰 영향을 미치는 서스펜션에 신경을 쓴 덕이다. 더불어 시속 100km까지 치고 올라가는 가속도 소형차임에도 답답하지 않았다.
주행 중 느껴지는 단점을 굳이 꼽자면 소음이다. 현대차에서는 타이어와 서스펜션 진동에 따라 실내로 방사되는 소음을 줄였다지만 여전히 고속 주행 시 풍절음이 어느 정도 들렸다.
다른 전기차에 있는 기능은 웬만하면 다 적용됐다. 에코, 노멀, 스노, 스포츠 등 4가지 주행 모드가 있어 원하는 스타일로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었다. 운전자가 설정한 속도로 차량이 알아서 고속도로를 달리는 주행보조 기능, 차선 변경 시 옆 차로 상황을 카메라로 보여주는 ‘후측방 모니터’도 적용됐다. 차량 전기를 쓸 수 있는 ‘V2L’ 콘센트가 1열 바닥에 있어 마침 배터리가 간당간당했던 노트북을 차 안에서 바로 충전할 수 있던 것도 만족스러웠다.
● ‘페달 오조작 방지’ 기능 첫 적용
현대자동차 관계자가 ‘캐스퍼 일렉트릭’의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PMSA)’ 기능을 시연하며 0.25초 이내에 이른바 ‘풀악셀’을 밟고 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PMSA 기능이 작동해 경고 문구가 떠 있다. 한재희 기자 hee@donga.com
한재희 기자 h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