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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의대증원 유예’ 한동훈 충돌 격화…만찬 미루고 정면 비판

입력 | 2024-08-28 18:14:00

[자료사진] 용산 대통령실 청사


대통령실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불쾌감을 숨기지 않는 모습이다. 한 대표가 제안한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유예안이 불씨가 되면서다.

대통령실은 28일 한 대표 등 여당 지도부와 만찬을 연기하는 한편, 한 대표의 유예안에 대해서는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28일 통화에서 “추석을 앞두고 당정이 모여 밥 먹는 모습을 보이기보다는 민생 대책을 고민하는 모습이 우선”이라며 “지도부 식사는 추석 연휴가 끝나고 할 것”이라고 밝혔다.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당정 간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자리라며 만찬 일정을 소개한 지 이틀 만에 입장을 뒤집은 것이다.

대통령실은 공개적으로 한 대표에 대한 비판을 자제하고 있지만 여권 안팎에서는 한 대표가 돌연 의대 증원 유예안을 제안한 데 따른 후폭풍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 대표가 대통령실의 의대 증원 방침에는 입장 변화가 없다는 공식 입장에도 다시 페이스북에 의대 증원 유예를 주장하며 대립각을 세우는 듯한 모습을 보이자 이에 대한 맞대응 차원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로서는 지지율 하락 등 악재를 감수하고도 의료 개혁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여당 대표가 정부의 개혁 움직임에 딴지를 거는 듯한 모습이 달가울 리 없는 상황이다.

대통령실은 이런 불쾌감은 만찬 연기를 통보하는 과정에서 소통 부재로도 드러났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만찬) 제안을 저희가 먼저 했고, 이번에 미루는 것도 저희가 요청드렸다”며 “당과 협의 과정에서 연기됐다”고 했다. 반면 한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만찬 연기 소식을 듣지 못했다고 했다.

대통령실은 이에 그치지 않고 정부의 의료 개혁 당위성을 재차 강조하면서 한 대표의 제안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69분 간 기자들과 만나 지난 4월1일 의료 개혁에 대한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내용을 언급하며 의대 증원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한 대표의 제안에 대해 “대안이라기보다는 의사 수 증원을 하지 말자는 얘기 같다”며 “폄훼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실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2026년 의대 증원은) 4월 말에 결정됐는데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유예하면 학부모와 학생들이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또 불확실성에 따라 입시 현장에서도 혼란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가 직접 이런 입장을 밝힌 것은 한 대표 측이 의대 증원 유예 방안에 대한 뜻을 굽히지 않고 대통령실에 다른 대책이 있으면 직접 제시해 달라는 역제안 대한 반론으로 보인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