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된 송혜희…’ 25년째 딸 찾던 부친 별세

전국 곳곳에 포스터, 애타게 수소문
주변에 “나 먼저 떠나도 딸 찾아주길”
끝내 못만난채 교통사고로 숨져

25년간 실종된 딸을 찾다가 교통사고로 숨진 송길용 씨의 생전 모습. 뉴시스

사라진 딸을 25년 6개월 동안 찾아 헤맨 송길용 씨가 끝내 딸을 만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향년 71세. 전국 미아·실종 가족찾기 시민의모임 나주봉 회장은 송 씨가 26일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고 28일 밝혔다.

송 씨의 딸 혜희 씨는 1999년 2월 13일 오후 10시경 경기 평택시 도일동 자택 근처 버스에서 내린 뒤 실종됐다. 당시 17세. 경찰은 범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했지만 결국 혜희 씨를 찾지 못했다. 이후 송 씨는 25년 넘게 전국 곳곳에 포스터를 붙이고 전국 아동보호시설을 수소문하는 등 딸을 애타게 찾아왔다.

최근 송 씨는 건강이 급격히 나빠진 것으로 전해졌다. 나 회장은 “며칠 전 통화했을 때 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아 집에서 푹 쉬라고 말씀드렸다. 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덤프트럭에 사고를 당하신 것”이라고 전했다.

20년 넘게 곁에서 송 씨를 지켜본 나 회장은 “송 씨가 평소에도 ‘제가 먼저 죽으면 딸을 좀 꼭 찾아달라’며 말을 했던 게 기억난다”며 “딸이 죽었는지 살았는지라도 알고 눈을 감고 싶다고 말했는데 끝내 뜻을 이루지 못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빈소는 경기 평택시 송탄제일장례식장. 발인은 29일 오전 6시. 031-611-1144



임재혁 기자 he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