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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해리스 집권시 美 국무장관 거론,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 “잔혹한 北독재자 변해야 北美정상회담 가능”

입력 | 2024-08-29 03:00:00

단독 인터뷰






“북-미 정상회담이 다시 이뤄지려면 북한 지도자의 중대한(significant) 입장 변화가 있어야 한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이 11월 대선에서 승리했을 때 유력한 국무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크리스 쿤스 민주당 상원의원(델라웨어·사진)이 27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잔혹한 독재자(brutal dictator)’로 칭하고 “독재자와 ‘러브레터’를 주고받는 것은 옳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그 독재자는 자국민을 억압하고 외국인을 납치하고 공격하며, 핵무기로 지역과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해리스 후보 또한 22일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김정은 같은 폭군, 독재자의 비위를 맞추지 않겠다”고 했다.

쿤스 의원은 해리스 후보 당선 시 북-중-러 협력에 대응해 한미일 안보 협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과 중국, 러시아가 협력하면서 아시아는 민주주의와 안보에 대한 진정한 도전을 맞고 있다”며 “인도태평양의 중심(anchor)은 한미·미일 동맹이며 한미일 세 나라가 함께 자유를 수호할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쿤스 의원은 다음 달 4일 한국에서 열리는 한미일 3국 경제대화(TED)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다. 그는 “21세기 인공지능(AI)과 우주경쟁에서 (중국에) 승리하려면 한국의 기술력, 혁신, 신뢰성이 필요하다”며 “삼성, 현대차, SK, LG 같은 한국 대기업과의 협력이 없으면 미국의 AI 혁신도 이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주한미군은 美를 위한 투자… 트럼프 당선땐 감축 현실화 우려”
[2024 미국 대선] 美해리스 대선캠프 공동의장 크리스 쿤스 상원의원
트럼프, 독재자와 ‘러브레터’ 교환해… 주한미군 줄인다는 건 실수-오판
日과 과거사 한국 국민 마음 이해… 한미일 협력 강화, 북중러 경계해야
삼성-현대차-SK-LG 없이는 美 혼자 AI-에너지 혁신 못이뤄

올해 2월 17∼19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뮌헨 안보 회의’에 참석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오른쪽)과 크리스 쿤스 민주당 상원의원. 해리스 후보의 대선 캠프 공동의장인 쿤스 의원은 해리스 후보가 11월 대선에서 승리했을 때 유력한 국무장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쿤스 의원 인스타그램 캡처


“미국과 한국, 일본은 서로를 존중하고 더욱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 과거 역사로 인한 한국 국민의 불만(grievance)을 존중하고 이해한다. 미국의 지원을 통해 한국과 일본이 긍정적인 진전을 이뤄내길 희망한다.”

크리스 쿤스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델라웨어)은 27일(현지 시간)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한일 관계 개선을 통한 한미일 협력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최대 성과”라며 이같이 말했다. 북한과 중국, 러시아, 이란 등이 안보협력을 강화하고 반미(反美) 전선을 구축하고 있는 가운데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 당선 시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가 최우선 과제가 될 것임을 강조한 것이다.

상원 입성 후 14년째 외교위원회에서 활동해 온 쿤스 의원은 해리스 대선 캠프 공동의장이자 차기 민주당 행정부 국무장관 1순위 후보로 거론된다. 한 외교 소식통은 “상원 외교위를 이끌었던 바이든 대통령과 달리 외교 분야에서 중량감이 떨어지는 해리스 후보는 참모형보다 파트너형 국무장관으로 쿤스 의원을 선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북-미 정상회담을 강하게 비판한 대북원칙론자로 꼽힌다. 2018년 1차 북-미 정상회담 직후엔 “북한의 검증가능하고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 약속 성취는커녕 리얼리티쇼 같은 악수용 회담에 그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쿤스 의원은 입각 가능성에 대해 “대선 승리에 집중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말을 아꼈다. 한미일 3국 경제대화를 위해 다음 달 세 번째 방한하는 그는 “한국 방문이 무척 기대된다”며 한국어로 “같이 갑시다”를 외쳤다.

―해리스 후보가 민주당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 독재자 비위를 맞추지 않겠다고 했다.


“그 말 그대로다. 해리스 부통령은 민주주의의 가치를 알고 있다. 6·25전쟁에서 북한의 공산주의 독재정권으로부터 한국을 지켜낸 것은 수십 년간 우리가 지켜온 민주주의의 가치를 위한 싸움이었다.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민주주의 대 권위주의의 싸움도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가장 중요한 싸움 중 하나다.”

―차기 민주당 행정부에선 북-미 정상회담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미인가.

“해리스 후보가 당선된 뒤 어떤 일을 할지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선) 북한 지도자의 중대한 입장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은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북한 지도자와 ‘러브레터’를 주고받았다. 자국민을 억압하고 외국인을 납치해 공격하고 핵무기로 역내 안보를 위협하는 잔혹한 독재자와 ‘러브레터’를 주고받는 것은 옳지 않다.”

―미 대선 결과에 따라 주한미군 감축·철수 우려도 나온다.

“트럼프 후보가 당선된다면 (주한미군 감축이나 철수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트럼프 후보는 그런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혔다. 그는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 나는 그가 주한미군과 주일미군이 미국의 안보와 번영에 어떻게 기여해 왔는지에 대해 오판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주한미군은 한국을 지키기 위해, 또 한국의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해 온 유산이며 한국군은 매우 유능하고 잘 훈련된 훌륭한 파트너다. 따라서 나는 (미군 주둔을) 미국의 비용이 아니라 우리의 안보와 미래를 위한 상호 투자라고 본다.”

―북한과 러시아, 중국, 이란 협력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차기 미국 행정부는 바이든 행정부의 성공을 바탕으로 쿼드(Quad), 오커스(AUKUS) 협력을 증진하고 한미일 협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호주, 싱가포르, 필리핀, 베트남 등 인도태평양의 모든 국가들이 갈수록 공격적으로 되고 있는 중국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또 잠재적 파트너들과 관계를 강화할 기회를 찾고 있다. 인도태평양의 중심(anchor)은 한미 동맹과 미일 동맹이며 한미일 세 나라가 함께 자유를 수호할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

―한국이 대만 해협 등 지역 안보에서 더 큰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보나.


“우리 모두가 군사력에 대한 투자와 공동 훈련을 늘려야 한다. 한미일이 한반도 주변에서 공동 훈련을 할 때 우리는 적들에게 자유롭고 개방적인 태평양을 방어하고 우주, 항공, 해양에서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협력할 수 있음을 보여줄 수 있다.”

―한미일 경제협력을 논의하기 위해 방한하는데….

“미 상원의 초당적 대표단과 함께 한국에서 외교·국방장관, 국가안보실장,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과 연쇄 회동을 갖고 한미일 경제 및 정치 리더들과 회의를 갖는다. 바이든 대통령의 가장 큰 업적은 한일 관계 개선을 통해 한미일 협력을 강화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아시아는 민주주의와 안보에 대한 진정한 도전을 맞고 있다. 북한과 중국, 러시아는 점점 더 협력하고 있다. 미국이 신뢰하는 동맹국인 한국, 일본은 서로를 존중하며 더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 나는 역사에서 비롯된 한국 국민의 불만을 존중하고 이해한다. 미국의 지원 속에 한국과 일본이 긍정적인 진전을 이뤄내길 희망한다.”

―한미 경제협력에 중점 분야는….

“해리스 후보는 21세기 인공지능(AI)과 우주에서 (중국에) 승리하겠다고 했다. 이런 목표를 달성하려면 한국의 기술력과 혁신, 신뢰성이 핵심이다. 삼성과 현대차, SK, LG 없이는 청정에너지 경제로의 전환도, AI 혁신도 이룰 수 없다. 미국은 이 중요한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한국이 파트너이자 동맹이어서 행운이다. 자유롭고 개방적인 사회와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에너지 전환 및 AI 개발을 위해 더욱 긴밀하게 협력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11월 대선 결과에 대해 어떻게 전망하나.

“해리스 후보가 우리 당(민주당)의 대통령 후보로 지명된 것에 매우 흥분된다. 해리스 대선 캠프의 공동의장으로서 (승리를) 기대하고 있다.”

―국무장관 후보로 거론되는데….

“해리스 후보와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선거에서 이기는 데 집중하는 게 우선이다. 선거 이후의 일은 그다음에 논의해야 한다. 그래서 오늘은 (한국어로) ‘같이 갑시다’, ‘감사합니다’라고만 말하겠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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