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 마스크로 날숨 냉각해 포집 앱과 연동해 병원균 데이터 분석
사람이 내뱉은 숨의 성분을 분석해 질병을 진단하는 스마트 마스크 ‘이비 케어’. 캘리포니아공대 제공
사람이 내쉬는 숨을 분석해 호흡기 질환의 발생 여부를 알 수 있는 똑똑한 마스크가 나왔다. 사람이 내뱉은 숨을 냉각, 분석해 질병 감염 여부를 확인한다. 저렴하면서도 간편한 방식으로 질병을 감지할 수 있는 새로운 도구가 등장했다는 평가다.
헝원정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칼텍) 교수 연구팀은 사람의 호기(날숨) 응축물(EBC)을 분석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같은 호흡기 질환의 발생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마스크 ‘이비 케어(EBCare)’를 개발하고 연구 결과를 29일(현지 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최근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호흡기 질환 발생 여부를 손쉽게 확인하는 방법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코로나19의 경우 진단을 위해 콧속 깊은 곳에 진단키트를 찔러 넣어야 해 피검사자의 불편함이 컸다. 환자 입장에선 비싼 검사 비용도 만만찮다.
이번에 개발된 마스크는 호흡에 담긴 다양한 물질인 호기 응축물을 냉각시켜 병원균이 있는지 확인한다. 이를 위해 마스크 전면부에 작고 가벼운 냉각 장치가 달려 있다. 열전도율이 높은 소재로 만들어진 이 냉각 장치는 친수성 고분자가 물과 만나 형성하는 하이드로젤을 증발시킨다. 냉각된 호기 응축물은 마스크 안쪽과 장치를 연결하고 있는 식물의 모세관 작용을 모방한 친수성 소재를 통해 마스크 안쪽의 저장 공간으로 옮겨진다. 이렇게 모인 응축물의 데이터를 블루투스를 통해 모바일 앱으로 옮겨 분석하면 응축물 주인의 감염 여부를 알 수 있다.
연구팀은 “만성폐쇄성질환(COPD), 천식, 코로나19 환자에게 실험해 효과를 확인했다”며 “다양한 의료 영역에서 다재다능하고 편리한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연 동아사이언스 기자 hes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