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내 양산 준비 마치고 내년 공급” 동작 속도 빨라지고 전력효율 개선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최신 공정을 적용한 D램 개발에 성공했다. 인공지능(AI) 시대 시스템 반도체뿐만 아니라 메모리 반도체에서도 고성능 사양을 구현하기 위한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9일 10나노(nm·1nm는 10억분의 1m)급 6세대 1c 공정을 적용한 DDR5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10나노급 D램 공정은 1세대인 1x(18나노)부터 시작해 1y(17나노), 1z(15∼16나노), 1a(13∼14나노), 1b(12∼13나노), 1c(11∼12나노) 순으로 업그레이드됐다. 반도체 회로의 선폭을 나타내는 나노는 낮을수록 미세해지며 성능은 높아지고 전력효율도 개선된다는 것을 뜻한다. 5세대 1b는 지난해 5월 삼성전자가 먼저 양산에 나선 데 반해 6세대 1c는 SK하이닉스가 이번에 앞서 개발에 성공했다.
SK하이닉스는 1b 공정 기반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1c를 개발했고 이를 통해 공정 고도화 중 발생할 수 있는 시행착오를 줄였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1b의 강점을 가장 효율적으로 1c로 옮긴 것”이라며 “연내 1c D램 양산 준비를 마치고 내년부터 제품을 공급하겠다”고 했다. 1c 기반 D램은 주로 고성능 데이터센터에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동작 속도는 이전 세대 대비 11% 빨라졌고 전력효율은 9% 이상 개선됐다. 또 설계 혁신을 통해 1c 공정의 생산성은 1b 대비 30% 이상 향상됐다.
삼성전자도 1c가 적용된 D램을 곧 개발해 연내 양산하겠다는 계획이다. 메모리 업계는 벌써부터 다음 7세대인 1d(10나노)를 두고 주도권 다툼을 시작한 상태다. 10나노는 메모리에서 ‘마의 벽’으로 여겨지는 영역으로 누가 먼저 치고 나갈지가 관건이 되고 있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