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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설리번 만나 “中-美 상생해야”

입력 | 2024-08-30 03:00:00

바이든과 몇주내 통화하기로
11월 G20-APEC서 회담 가능성
美-中, 군사채널 지속적 소통 합의



29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났다. 베이징=신화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향후 몇 주 안에 전화 통화를 하기로 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방중 마지막 날인 29일 시 주석과 만나면서 미중 정상이 11월 각각 브라질과 페루에서 열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을 계기로 정상회담을 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관영 중국중앙(CC)TV에 따르면 이날 시 주석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설리번 보좌관을 만나 “중-미 관계에 큰 변화가 있었지만, 안정되고 지속 가능한 중-미 관계에 대한 중국의 의지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양국이 서로의 발전을 도전이 아닌 기회로 바라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설리번 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은 몇 주 안에 시 주석과 소통할 수 있게 되기를 기대하고, 갈등을 막기 위해 외교 관계를 유지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미국 백악관은 설리번 보좌관과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의 회동에서 양측이 정상들의 전화 통화에 합의했다고 28일 밝혔다. 양국 군사 채널을 통한 지속적인 소통을 추진하기로 했고, 설리번 보좌관은 29일 인민해방군 서열 2위인 장유샤(張又俠) 중국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도 만났다.

다만 양측은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 대만 등 핵심 의제에서는 팽팽히 맞섰다. 왕 부장은 “과학과 기술 분야에서 중국의 정당한 이익을 훼손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에 설리번 보좌관은 “미국의 첨단 기술이 국가 안보를 훼손하는 데 쓰이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맞받았다. 반도체 수출 규제 등을 철회할 뜻이 없다는 점을 밝힌 것으로 보인다.

설리번 보좌관은 남중국해에서 주변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중국의 행태에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동을 설명하는 백악관 자료에도 “대만해협에서의 평화와 안정이 중요하다”란 내용이 담겼다. 반면 중국은 “설리번 보좌관이 ‘하나의 중국’ 정책에 따라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밝혀 양측의 이견이 상당함을 보여줬다.

최근 호주가 추진하고 있는 ‘태평양치안이니셔티브(PPI)’를 둘러싼 양국의 대립도 여전하다. 최근 중국이 솔로몬제도, 키리바시 등 남태평양 도서국과 치안 협정을 속속 체결하자 호주는 이 일대에 다국적 경찰을 창설하자는 내용의 ‘PPI’로 맞서고 있다. 중국은 이런 호주의 배후에 미국이 있다고 본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