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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교수 “비상진료체계 원활?…尹, 1시간만 와서 보라”

입력 | 2024-08-30 14:07:00

이대목동병원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이 다음 달부터 매주 48시간 응급실 문을 닫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응급실 폐쇄가 현실화될 경우 서울 대형병원 중 처음이며, 지역 내 최종 치료를 담당하는 권역응급의료센터로는 충북대병원에 이어 두 번째다. 사진은 28일 서울 양천구 이대목동병원 모습. 2024.8.28/뉴스1


정부가 “비상 의료체계가 원활하게 가동 중이다”고 밝힌 것과 관련, 의료계는 “현실과 괴리가 너무 심한 발언”이라고 비판했다.

남궁인 이대 목동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30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권역센터는 서울에서 가장 중증환자를 받는 곳이다. 적어도 의사가 3명 정도는 동시에 근무해야 제대로 된 진료가 이루어진다”라며 “그런데 지금은 혼자다. 6개월간 혼자 당직을 서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남 교수는 “어젯밤에도 혼자 당직을 서고 있는데 심정지 환자 둘, 뇌출혈 환자, 뇌경색 환자, 심근경색 의증 환자가 각각 한 분 등 1시간 내로 다 왔다”며 “운이 좋아서 5분 모두 살아나셨지만 그냥 돌아가셨어도 어떻게 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심정지 환자 두 분 중 한 분이) 다시 심정지, 의식이 떨어진다면 전혀 대처할 수 없어 사망이다. 아주 위험한 의료행위를 지금 하고 있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이어 “비상진료체계가 원활하게 가동되고 있는지 딱 1, 2시간만 와서 보시라”며 “엄청나게 문제가 있고, 사람들이 대단히 많은 불편을 겪고 있고, 실제로 아주 위험한 의료행위를 어떻게든 이 사람들이 버티고 있구나를 아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 현실 인식이 실제와 괴리감이 큰 이유에 대해 남궁 교수는 “원래 5명 있어야 될 것을 1명이 하고 있어도 그냥 진료가 된다, 어쨌든 문이 열려 있다고 보고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료개혁, 의사수 확대는 당연한 얘기지만 지금 당장 환자들이 죽어 나가는 게 중요하다”며 “그런데 너무 강대강이라서 전공의 복귀는 전혀 가망이 없다. 지금 이 정부가 이 정책을 밀어붙이면 가망이 없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남 교수는 “목동 이대병원 응급실을 단축운영(주 5일)한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이는 벌써 갈 데까지 갔다는 소리”라며 “앞으로 한두 달이 고비로 다른 병원도 인력 부족으로 닫자고 결정하기 시작하면 전국적으로 못 버티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예슬 동아닷컴 기자 seul56@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