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16 전투기 추락사고로 사망한 우크라이나군 전투기 조종사 올렉시 메스 중령. 사진출처 페이스북
미국이 이달 초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F-16 전투기 한 대가 추락사고로 파괴됐다고 29일(현지 시간) 미 CNN방송이 보도했다. 이 사고로 전투기 조종사 올렉시 메스 중령(31‧사진)이 사망했다. 우크라이나 공군의 뛰어난 조종사 중 한 명이었던 올렉시는 미국으로 건너가 F-16의 조종법을 훈련받을 정도로 F-16에 대한 기대감에 부풀어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군은 추락사고의 원인에 대해 조사 중이다.
우크라이나군에 따르면 대공 미사일 부대와 여러 대의 F-16이 29일 오후 러시아 공격에 대항하기 위해 출격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올렉시가 타고 있던 F-16과 교신이 끊겼다. 이후 전투기가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콜사인이 ‘문피쉬(Moonfish)’였던 올렉시는 우크라이나에 F-16을 들여오는 데에도 앞장서왔다. CNN에 따르면 올렉시는 콜사인 ‘주스’인 절친한 조종사 안드리 필스치코프와 함께 미국 의회를 드나들며 F-16을 지원해줄 것을 부탁했다. CNN은 “F-16을 날리는 것이 그들의 꿈이었다”며 “우크라이나의 F-16 지원 호소 캠페인의 얼굴이었다”고 했다.
특히 안드리가 미국의 F-16 지원 결정을 며칠 앞두고 지난해 8월 훈련 중 전투기 충돌 사고로 먼저 세상을 떠난 뒤 올렉시는 그의 몫까지 F-16 조종법을 훈련하는 데 매진해왔다고 한다.
우크라이나군은 올렉시를 대령으로 추서하는 한편, 그의 사망사고를 조사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번 사고가 조종사의 실수로 발생한 것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우크라이나군 관계자는 “국제 전문가들이 참여한 조사가 이뤄질 것이다”고 CNN에 전했다.
한편 이번 사고로 우크라이나에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올렉시가 우크라이나 내에서 F-16을 조종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조종사 중 한 명이었기 때문이다. CNN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측은 지난해 10월 자국 조종사 32명을 미국으로 보냈다. F-16 조종법을 습득하는 데 평균 수 년이 걸리는데, 우크라이나군은 6개월여 만에 이를 훈련해 현장에 F-16 전투기를 배치하고 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