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민 아나운서가 마지막 생방송을 마치고 팬들에게 받은 선물을 공개한 모습. 황정민 아나운서 인스타그램 캡처
황 아나운서는 지난 29일 오후 KBS 라디오 ‘황정민의 뮤직쇼’를 생방송으로 진행했다. 이날 방송은 오는 31일 자로 퇴사하는 그의 마지막 생방송으로 ‘황정민의 뮤직쇼’는 녹음분인 주말 방송을 끝으로 다음 달 1일 폐지될 예정이다.
황 아나운서는 방송에서 “가끔 제 손을 보면서 ‘손이 참 짧다’, ‘너무 안 예쁘다’, ‘반지 껴도 안 어울리겠다’, ‘일복이 많게 생겼다’는 생각을 했다”며 “실제로 일도 많았고 열심히 했다. 근데 일복만 있는 건 아니었다. 저를 이 시간까지 올 수 있게 이끌어준 건 일을 통해 만난 정말 좋은 사람들. 인복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저의 방송을 함께 해주셨던 모든 분이 저를 즐겁고 행복한 사람으로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날 방송에서는 은퇴를 앞둔 황 아나운서를 위해 자녀들이 음성편지를 남기기도 했다.
황 아나운서의 딸은 “오늘 마지막이라고 들었는데 저도 예전에 ‘뮤직쇼’에 나가 퀴즈를 냈던 게 기억에 남는다. 엄마가 라디오 하는 걸 듣고 보면 새롭고 신기하고 반가웠는데 마지막이라고 하니 엄마 기분도 궁금하다”며 “30년간 방송하느라 고생했고 마지막까지 잘하고 와라. 방송하느라 그동안 못 했던 거 다 하라”는 말을 남겼다. 아들 또한 “방송하느라 수고했고 마지막까지 잘하고 와라. 이따 집에서 보자”고 했다.
자녀들의 메시지를 들은 황 아나운서는 또 눈물을 보였다.
KBS는 TV 수신료 분리 징수와 계속되는 적자로 인해 지난달부터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특별명예퇴직과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황 아나운서는 이번 특별명예퇴직 신청으로 31년간의 KBS 생활을 마무리하게 됐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