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 뉴스1
민 전 대표는 30일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하이브 측 인사인) 김주영 어도어 이사회 의장이 민 전 대표에게 ‘업무위임계약서’라는 제목의 계약서를 보내왔다”며 “업무위임계약서상에 기재된 계약 기간은 27일부터 11월 1일까지로 총 기간이 2개월 6일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어 “뉴진스는 6월 일본 도쿄돔에서 팬미팅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2025년에는 월드투어를 계획하고 있다”며 “월드투어를 준비하는 아이돌 그룹 프로듀싱을 2개월 만에 완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놀랍다”고 했다. 어도어 이사회가 정한 2개월이라는 시한으론 뉴진스 프로듀싱이 힘들다는 것이다.
민 전 대표는 또 “업무위임계약서에는 어도어의 일방적 의사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독소조항이 가득하다”고 했다. “계약서에는 어도어가 민 전 대표의 업무수행능력이 현저히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계약을 즉시 해지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며 “어떠한 객관적인 근거나 기준에 대한 조항도 없다”고 했다. 또 “어도어의 경영 사정 상 계약을 유지하는 것이 곤란하거나 어도어의 필요에 따라 어도어의 대표이사가 판단한 경우까지도 계약의 즉시 해지 사유로 규정되어 있다”며 “언제, 어떤 이유로든 해당 업무에서 배제할 길을 열어둔 꼼수”라고 했다. “상식적이지 않은 내용의 계약서를 보낸 행위는 과연 하이브가 민 전 대표에게 뉴진스의 프로듀싱을 지속하여 맡기고 싶은 것인지 그 진정성에 의구심을 품게 만든다”며 “계약서에 서명이 불가하다”고도 했다.
민희진 어도어 전 대표. 뉴시스
어도어 관계자는 또한 “해지 관련 조항은 프로듀서로서의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지 않을 경우 경영상 큰 피해를 입히는 행위를 방지할 최소한의 장치를 마련한 것”이라며 “계약 조항들에 대해 이견이 있으면 입장문을 낼 것이 아니라 어도어 이사회와 협의하는 것이 정상적인 논의 절차”라고 했다. 이어 “계약서의 초안을 보내고 대표이사와 협의하자는 취지인데 이를 입장문 형태로 밝힌 것은 유감”이라며 “회사 내부에서 협의를 통해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통상적인 일에 불과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