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리고 살리고/이나래 지음/48쪽·1만8000원·향출판사
아나운서의 안내 방송과 함께 배드민턴 셔틀콕을 힘차게 날리는 어린이. 경기가 시작됐다. 그런데 받는 사람은 정해져 있지 않다.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가다 곧 땅에 고꾸라질 것 같은 공. 하지만 그렇지 않다. 자고 있는 줄 알았던 고양이가 꼬리로 셔틀콕을 ‘탁’ 받아친다.
“고양이 선수, 자는 줄 알았는데요.”
오리를 지난 공은 이제 나무, 거미, 두더지, 구름, 해까지 거쳐가며 더 멀리멀리 날아간다. ‘이젠 끝이구나’ 할 때마다 누군가 나타나서 공을 살린다. 모든 것은 연결돼 있고, 이어진다. 낙심할 필요 없다. 누군가 또 공을 살려낼 테니까! 서로 어울려 산다는 건 통통 튀는 즐거운 게임이 계속 된다는 것. 도우며 살아가는 유쾌한 모습을 재치 있게 그려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