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마포대교에서 투신 시도자의 가방을 들고 달아난 남성이 시민의 도움으로 검거됐다.
서울경찰청은 18일 오후 서울 마포대교에서 투신 시도자의 가방을 훔쳐 도주한 남성 A 씨를 붙잡아 구속 송치했다고 30일 밝혔다. 투신 시도자는 다행히 수난구조대에 의해 구조됐다.
경찰이 공개한 영상에서 A 씨는 자전거를 타고 마포대교를 지나가다가 투신 시도자의 가방을 주워 달아났다. 마포대교로 향하던 경찰은 ‘가방 절도범이 도주 중’이라는 무전을 듣고 방향을 바꿔 A 씨를 쫓았다. A 씨는 경찰의 정차 요구를 무시하고 골목으로 도망쳤다. 이때 상황을 목격한 한 시민이 오토바이를 타고 A 씨를 쫓아 검거를 도왔다.
시민은 당시 상황에 대해 “급박한 상황으로 보였다”며 “경찰이 쫓는 사람이라면 ‘범죄 혐의점이 있을 것’이라고 판단해 같이 나서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순찰차 두 대가 자전거 한 대를 쫓는 상황이었던 것 같다”며 “딱 드는 생각이 ‘자전거가 좁은 골목길로 들어가 버리면 쫓기가 어려울 거란 판단’”이라고 했다.
경찰은 검거를 도운 시민에게 표창장과 보상금을 지급했다. 시민은 “대단한 일을 한 사람은 아니다”면서도 “경관님들 도와서 치안 유지에 작은 보탬이 되었다는 것에 굉장히 자긍심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관님들 하시는 것을 보니 직무에 열성적이셨다”며 “그래서 내가, 혹은 내 가족이, 선량한 의식을 갖고 있는 일반 시민들이 두 다리 뻗고 편하게 잘 수 있는 것이란 걸 다시 한 번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