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단독]‘디올백’ 수심위, 金여사 직권남용-증거인멸 혐의까지 논의

입력 | 2024-08-31 01:40:00

청탁금지법 위반-알선수재는 물론
고발된 의혹 모두 안건으로 올려
소모적인 논쟁 불식 시키려는 취지
수심위, 최재영은 안 부를 가능성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과 관련해 다음 달 6일 열리는 검찰 수사심의위원회(수사심의위)가 김 여사의 청탁금지법·변호사법 위반, 알선수재 혐의뿐만 아니라 직권남용과 증거인멸,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서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고발된 의혹들을 모두 안건으로 올리고 사건 전반을 폭넓게 살핀 후 결론을 내려 소모적인 논쟁을 불식시키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 직권남용·증거인멸·뇌물수수도 논의


30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검찰청은 김 여사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와 관련해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혐의가 이뤄졌는지, 증거인멸 행위가 있었는지까지 심의하겠다고 서울중앙지검 수사팀과 김 여사 측에 통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23일 수사심의위 소집을 직권으로 결정했을 때 대검찰청은 “청탁금지법 위반 사건을 알선수재, 변호사법 위반 법리를 포함해 회부한다”고 공지한 바 있다.

유튜브 방송 서울의소리 측은 최재영 씨가 디올백을 건넨 자리에서 김 여사가 금융위원회 금융위원 임명에 개입한 것으로 보이는 발언을 했다며 김 여사를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최 씨 앞에서 김 여사가 통화를 하면서 “금융위원으로 임명하라고요?”라고 했다는 게 근거였다. 수사심의위는 김 여사가 실제 공무원과 함께 부정한 행위를 했는지 등을 파악할 계획이다. 직권남용은 공무원의 범죄지만 민간인도 공범으로 처벌할 수 있다.

수사심의위는 김 여사가 증거인멸을 시도했는지도 심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의소리 측은 김 여사가 디올백을 대통령기록물로 지정하는 방식으로 증거인멸을 시도한 의혹이 있다며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대통령기록물은 최장 30년까지 비공개할 수 있다.

수사심의위는 청탁금지법·변호사법 위반, 알선수재와 함께 뇌물수수 혐의도 논의할 방침이라고 한다. 4개 혐의 모두 대통령 직무와 관련이 있어야 죄가 성립하기 때문에 직무 관련성이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 수사팀은 최 씨가 김 여사에게 건넨 디올백은 직무 관련성이 없다는 결론을 이 총장에게 보고한 바 있다.

알선수재 혐의는 김 여사가 디올백의 대가로 ‘알선 행위’를 했다는 게 입증돼야 기소할 수 있다. 최 씨의 ‘김창준 미 하원 의원 국립묘지 안장’ 등의 민원을 윤 대통령에게 전달하면서 해결까지 요구한 게 입증돼야 하는 것이다. 뇌물수수 혐의도 김 여사가 최 씨에게 무엇을 해줬거나 약속을 했는지 입증돼야 한다. 변호사법은 공무원이 취급하는 사건·사무에 관한 알선은 물론이고 청탁을 전달만 해도 처벌토록 하고 있어 수사심의위는 이 부분도 논의할 방침이다. 수사팀은 최 씨의 청탁이 김 여사에게 전달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 최재영은 안 부를 가능성 높아

수사심의위가 디올백 사건을 광범위하게 다루기로 한 것은 사회적 논쟁이 불필요하게 확산되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총장 역시 23일 수사심의위 직권 소집을 결정하면서 “더 이상 논란이 남지 않도록 매듭짓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과 김 여사 측 변호인은 각 혐의에 대한 프레젠테이션(PPT) 및 의견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수사심의위 전날인 5일까지 A4용지 30쪽 이내의 의견서를 대검에 제출해야 한다.

한편 법조계에선 수사심의위가 최 씨를 출석시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심의 안건이 ‘피의자 김건희’ 관련으로 한정된 만큼, 최 씨는 참석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구민기 기자 koo@donga.com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