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경찰청이 유튜브에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지난달 11일 충북 영동군의 한 숙박업소에 남성 투숙객이 찾아왔다.
이 남성은 자신이 건설회사 현장 직원인데 직원들이 장기 투숙할 방을 찾는다고 했다.
업주는 아무 의심없이 계좌번호를 적어줬지만 핸드폰을 확인해 봐도 입금 문자가 오지 않았다.
이사실을 알리자 남성은 확인하겠다며 업주의 폰을 건내 받았다. 그리고는 재빨리 업주의 최근 은행 거래내역 문자를 복사해 금액만 바꾸고 그대로 다시 문자를 보냈다. 받은 문자는 하얀색, 보낸 문자는 파란색인데 이 둘을 잘 구별하지 못하는 점을 노렸다.
업주가 휴대전화를 보니 400만 원이 입금됐다는 문자가 있었다.
얼마뒤 남성은 “회사에서 실수로 숙박비를 더 많이 보냈으니 차액 120만 원을 현금으로 인출해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돈을 돌려준 업주는 뒤늦게 사기 당한 걸 알게 됐다.
이 남성은 전국의 영세 여관을 돌며 같은 방법으로 총 102건, 1억 7600만 원을 가로챘다.
범행 후 남성은 경찰이 추적하지 못하도록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장시간 복잡한 이동 경로로 도주했다.
숙소 앞에 잠복한 경찰은 범인이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는 순간 막아 세워 검거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