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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아머리항, 서해안 해상교통 메카 된다

입력 | 2024-09-02 03:00:00

16년만에 경기 국가 어항 지정 눈앞
2027년 착공, 2032년 조성이 목표
체류형 관광객-귀어 인구 유입 기대
“서해안 거점 명품 어항 거듭날 것”



경기 안산시 방아머리항 국가 어항 개발 조감도. 안산시 제공



경기 안산시 대부도 북쪽에 있는 ‘방아머리항’은 디딜방아의 방아머리를 닮았다고 해서 생긴 이름이다. 1980년대 시화방조제가 건설되면서 방조제 바깥으로 조성된 소규모 어항(비법정 항구)이다. 어항은 배가 정박하고, 잡은 수산물을 판매하거나 가공·저장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항구를 말한다.

방아머리항이 최근 해양수산부가 발표한 ‘국가 어항 예비 대상항’ 10곳에 포함됐다. 해수부의 지정 고시를 거쳐 최종 ‘국가 어항’으로 승격된다. 항구가 도서·벽지에 있어 어장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해수부가 고시를 거쳐 지정한다. 경기 지역에 국가 어항이 새로 지정된다면 2008년 이후 16년 만이다. 이전까지 화성시 궁평항이 유일했다.

● 행정구역은 ‘안산’, 관리는 ‘인천해수청’

방아머리항은 바다와 육지 모두 접근성이 뛰어난 곳이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조수 간만의 차가 서해 다른 곳보다 덜해 어선이나 여객선 같은 배 접안에 유리하다. 주말이나 휴일이면 대이작도, 승봉도, 풍도, 육도 등으로 가려는 차량과 사람들로 북적인다. 하지만 여객터미널로 이어지는 길목은 차량으로 빼곡하고 주차 공간도 부족해 늘 혼잡하다. 주변에는 횟집 몇 곳과 상점, 수산물직판장, 여객선 터미널이 전부다.

접안시설이 부족하고 어항 기능 부지가 좁은 데다 시설이 낡고 오래됐다는 점도 문제다. 태풍이나 강풍 같은 자연 재난이 발생하면 정박을 못 해 멀리 떨어진 다른 항으로 급하게 피항하는 경우도 있었다. 주민들은 “부대시설이 부족하다”며 시설 보강과 확충을 요구했다.

행정기관의 책임과 관리 소재도 달라 어항시설 정비·확충에 어려움이 많았다. 인천항 항계선(항구·항만의 경계를 나타내는 선) 안에 있지만 행정구역상으로는 안산이다. 1998년부터 해수부가 관리권을 가지고 있었지만, 지금은 관리청이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이다.

한 어민은 “방아머리항은 성장 잠재력이 충분하고 무역항인 인천항과도 가까워 인프라만 개선되면 서해안의 거점 어항으로 거듭날 수 있다”라며 “국가 어항 지정을 계기로 그동안 어촌이 고령화되면서 소멸 위기에 처했던 어촌이 활력을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 소득 높아지고 ‘귀어’ 증가 기대

국가 어항 사업이 확정되면 국·도비 등 553억 원이 투입된다. 관광·유통 기능이 복합된 서해안권 해상교통 중심지로 조성할 예정이다. 선착장을 포함한 방파제와 물량장, 제방·둑이 무너지지 않게 호안 등을 조성한다. 2027년 착공해 2032년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수도권 접근성이 뛰어난 만큼 체류형 관광객 유입도 예상된다. 어업 말고도 추가적인 소득도 올릴 수 있다. 일자리 창출 등을 통해 젊은층 유입 등 귀어 인구 증가도 기대할 만하다. 이민근 안산시장은 “방아머리항이 국가 어항으로 새로 지정되면서 어촌 경제 활성화는 물론이고 어항 개발로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게 됐다”라며 “서해안권 해상교통의 중심지이자 최고 수준의 명품 어항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