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웠다. 하지만 나는 내가 저 바닷물 속으로 곧 들어갈 것을, 모험을 떠나게 될 것을, 홀로 수많은 긴긴밤을 견뎌 내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긴긴밤 하늘에 반짝이는 별처럼 빛나는 무언가를 찾을 것이다.”
―루리 ‘긴긴밤’ 중
송수연 아동문학평론가
이야기의 주인공은 인용구를 말하는 어린 펭귄과, 그의 아버지들인 펭귄 치쿠와 윔보 그리고 코뿔소 노든이다. 이야기는 코뿔소 노든이 코끼리 고아원에서 살던 평화로운 시절을 뒤로하고 ‘나 자신으로 살기’ 위해 고아원을 떠나면서부터 시작된다. 노든의 삶은 그야말로 우리 삶의 압축판이다. 우리 인생에는 우리가 자초한 불행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불행도 있다. 후자의 고통 앞에서, 내 뜻대로 되지 않는 인생 앞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어린 펭귄이 긴긴밤을 통과해 자신의 별빛을 찾아가는 것처럼, 오늘도 홀로 긴긴밤을 통과하고 있는 누군가에게 이 책이 ‘더러운 웅덩이 속 빛나는 별빛’이 되어 줄 것이라 믿는다.
송수연 아동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