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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세 작은 거인’ 전민재, 여자육상 200m 5위 [패럴림픽]

입력 | 2024-09-01 22:28:00

전민재(가운데)가 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대회 여자육상 200m(스포츠등급 T36) 결선에서 전력 질주하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149㎝의 작은 거인’ 전민재(47·전북장애인육상연맹)가 2024 파리 패럴림픽 여자 육상 200m에서 5위에 올랐다.

전민재는 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대회 여자육상 200m(스포츠등급 T36) 결선에서 30초76의 시즌 베스트 기록을 세우며 5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전민재는 장애인 육상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전민재는 5살이던 1982년 뇌염을 앓아 뇌성마비 1급 판정을 받았고 2003년 26세의 늦은 나이로 육상계에 데뷔, 장애인 육상의 역사를 쓰기 시작했다.

2008 베이징 대회에서 패럴림픽에 데뷔한 전민재는 2012 런던 대회에서 100m·200m 은메달, 2016년 리우 대회에서 200m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40대에 접어든 전민재는 2020 도쿄 대회에 이어 파리 대회까지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그는 지난달 31일 예선에서 31초13으로 전체 8위를 기록, 상위 8명에게 주어지는 결선 티켓을 획득했다. 그리고 결선에서도 자신보다 20살 이상 어린 선수들과 경쟁해 값진 성과를 끌어냈다.

전민재는 파리 패럴림픽 여자육상 200m(스포츠등급 T36)에 출전한 모든 선수 중 가장 나이가 많다.

이날 결선에 출전한 선수 8명 중 6명도 20대다. 두 번째로 나이가 많은 브라질의 사미라 브리토는 만 35세로 전민재보다 12살이 어리다.

입상한 선수들은 모두 20대다. 중국의 스이팅(26)은 27초50의 기록으로 3연패에 성공했고, 은메달은 뉴질랜드 대니엘 애이치슨(23·27초64), 동메달은 호주 말리 로벨(20·29초82)이 가져갔다.

전민재는 4일 여자육상 100m(스포츠등급 T36)에 출전해 도전을 이어간다.

유병훈은 한국 장애인 육상의 살아있는 역사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제공)

한편 남자 육상 400m(스포츠등급 T53) 예선에 출전한 유병훈(52·경북장애인체육회)은 51초38의 기록으로 2조 4위에 그쳐 결선 진출이 무산됐다.

1972년생인 유병훈은 한국 장애인 육상의 살아있는 역사다.

1990년대 휠체어농구 선수로 활동하다 장애인 육상으로 전향한 그는 2002년 부산 대회부터 2022 항저우 대회까지 6회 연속 장애인 아시안게임에 출전했고, 2008 베이징 대회부터 2024 파리 대회까지 5회 연속 패럴림픽 무대를 밟았다.

유병훈의 도전은 계속된다. 4일 남자 100m, 5일 남자 800m, 8일 마라톤에 출전한다.

최단 거리부터 최장 거리 종목까지 아우르는 지옥의 일정이다. 유병훈은 “나이가 많다 보니 체력 회복 속도가 느리지만 열심히 하겠다”며 “인정할 것은 인정하면서 내가 가진 능력을 모두 발휘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리=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