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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틀에 한번 발생한 ‘땅꺼짐’…도로에서 ‘이 현상’ 보이면 위험해

입력 | 2024-09-02 15:30:00


8월 29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의 한 차도에서 땅꺼짐 현상(싱크홀)이 발생해 승용차가 빠져 있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승용차에 탑승 중이던 여성 A 씨(76)가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병원으로 옮겨졌다. 운전자인 남성(82) 또한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다. 뉴스1

서울 도심 도로에서 땅 꺼짐(싱크홀)이 발생해 시민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도로가 덜컹거리거나 물이 갑자기 위로 올라오는 현상이 있다면 땅꺼짐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문가의 경고가 나왔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2일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싱크홀 사고가 발생하기 전엔 항상 전조 현상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교수는 “차량이 도로를 지날 때 도로 방지턱을 넘듯 덜컹거리는 영상을 많이들 봤을 텐데 그런 현상이 보인다는 건 도로 일부가 꺼졌다는 뜻”이라며 “이런 현상 외에도 도로에 땅 꺼짐이 발생하려고 하면 도로 아스팔트에 균열이 발생한다. 상수도관 파열로 물이 갑자기 위로 올라온다든지 도로 표면에 물기가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인도를 걸어갈 때도 폭이 벌어지는 등 (길에서) 틈새가 벌어진다. 무엇인가로 때려보면 북소리 같은 소리가 들린다”고 했다. 다만 그는 이같은 행동이 땅을 꺼지게 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도로를 잘 다니는 택시 기사나 근방을 매일 출퇴근하는 운전자들은 차가 튕긴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라며 “이땐 전조 증상이라고 보고 신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로가 위험하다 싶으면 갓길에 차를 대고 복구팀이 올 때까지 차량을 통제해 줬으면 한다. 그럼 사고를 막을 수 있다”라며 “보도(인도)나 공사장이라면 그 지역을 가능한 한 빨리 우회해 대피하는 게 가장 좋다”고 덧붙였다.

국토교통부가 발간한 ‘최근 5년간 지반침하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땅꺼짐 사고는 957건 발생했다. 2019년 193건, 2020년 284건, 2021년 142건, 2022년 177건, 지난해 161건으로 이는 해마다 평균 191건으로 계산될 수 있다.

29일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의 한 차도에서 땅꺼짐 현상(싱크홀)이 발생해 경찰 과학수사대 대원들이 현장을 감식하고 있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승용차에 탑승 중이던 70대 여성과 80대 남성이 중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뉴스1

그는 이와 관련해 “이 정도 수치라면 이틀에 거의 한 번꼴로 (싱크홀이) 발생한 것”이라며 “매립지나 한강 변, 강가 주변에 지하수 변동이 많은 지역이 불안한 지역으로 꼽힌다”라고 말했다.

진행자가 ‘결국은 물’이라고 말하자 최 교수는 “그렇다”라며 “과거 계곡 등 자연하천이 있던 지역이나 노후 상하수도관이 현재 있는 지역, 기존에 땅 꺼짐이 한 번이라도 발생했던 지역, 집중호우 때 침수가 많이 되는 지하상가나 지하철역 주변, 굴착 공사를 하는 공사장 근처는 땅 꺼짐 발생 가능성이 상당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성산로의 한 도로에서는 지난 29일 가로 6m, 세로 4m, 깊이 2.5m 크기의 땅꺼짐이 발생해 달리던 티볼리 승용차가 빠지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운전자 등 2명이 중상을 입었다.

이틀 뒤인 지난달 31일엔 종로5가역에서 종로3가역 방향으로 가는 편도 3차선 도로 3차로와 강남구 역삼동 지하철 9호선 언주역과 7호선 학동역 방향으로 가는 편도 3차선 도로 3차로에서 각각 땅꺼짐과 도로 침하가 발생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