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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침체 직격탄… 국토정보公 올해 1285억 적자 예상

입력 | 2024-09-03 03:00:00

토지개발 등 줄어 지적측량 수입 급감
인건비는 늘어 영업손실 80% 커져





토지 측량 공공기관인 한국국토정보공사(LX)가 올해 영업손실 규모를 1285억 원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대비 80% 급증한 수준이다. LX의 사업 영역은 건물 신축, 신도시 조성 등 부동산 개발에 필수적인 지적 측량으로 ‘부동산 경기 바로미터’로 꼽힌다. 고금리와 공사비 급등으로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적자가 가파르게 불어나고 있는 것이다.

2일 LX가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LX 예상 수입은 5255억 원, 예상 지출은 6540억 원이다. 수입보다 지출이 많아 영업손실이 1285억 원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손실 규모는 작년 716억 원보다 79.5%가 커지는 수치다. LX의 손실 폭은 2022년(164억 원) 이후 매년 500억 원 이상씩 커지고 있다.

이는 LX가 사실상 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지적 측량 수요가 줄어든 탓이다. 지적 측량은 신도시 조성은 물론이고 도심 내 건물 신축, 리모델링 등 부동산 개발에서 필수적인 절차다. 건물을 새로 짓는 경우 착공 전 이를 실시해 건물 간 이격거리 등 건축법에서 정하는 기준인 토지 경계를 확정한다. 올해 LX의 지적 측량 영업이익 예상액은 3522억 원으로 전년 3821억 원 대비 8% 줄었다. 2021년(4616억 원), 2022년(4533억 원) 등 과거에 견주면 감소세가 뚜렷하다. 건축사사무소 예지학의 김진욱 대표는 “지적 측량은 필수 단계인 만큼 LX 적자가 누적된다는 것은 그만큼 부동산 경기 한파가 극심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수입이 줄었는데 인건비는 오히려 늘었다. 올해 LX가 책정한 인건비는 4673억 원으로 전년(4085억 원) 대비 588억 원(14.4%) 늘었다. LX 측은 “올해 인건비 예산이 과다 계상됐고 정부 경영평가결과 성과급이 반영돼 일부 인건비가 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LX는 이미 지난해 11월 비상경영체계로 전환해 경영진은 임금 20%를, 지역본부장은 임금 10%를 반납했다. 올해 7월에는 조합원 찬반 투표를 통해 직원 임금인상분 반납 등 약 237억 원 비용 절감에 합의했다.

LX는 추가로 경기 용인시에 있는 국토정보교육원 부지를 매각하고 서울 강남구 논현동 LX서울지역본부를 부동산투자회사(리츠)를 통해 유동화해 200억여 원을 충당할 예정이다. 하지만 대규모 적자 폭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LX 측은 “부동산·건설 경기 침체로 지적 측량 수요가 줄어 2026년까지는 매년 1000억 원 이상 적자가 예상된다”고 했다.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