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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입국 필리핀 가사관리사 오늘부터 투입

입력 | 2024-09-03 03:00:00

[외국인 가사도우미 오늘 시행]
아이 돌봄 외 ‘부수적 가사’도 허용
업무범위 모호해 갈등 불씨 우려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필리핀 노동자들이 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2024.8.6 뉴스1



지난달 6일 국내에 입국한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이 교육을 마치고 3일부터 업무를 시작한다.

먼저 당장 이번 주부터 모호한 업무 범위가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고용노동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가사관리사 업무는 원칙적으로 ‘아이 돌봄’에 한정되지만, ‘부수적인 가사 서비스’도 허용한다. 고용부와 서울시는 ‘부수적인 가사 서비스’와 관련해 ‘예외적으로 6시간 이상 가사관리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어른 옷 세탁과 어른 식기 설거지, 단순 물청소 위주의 욕실 청소 등도 가능하다’고 규정했다. 할 수 없는 업무로는 쓰레기 배출, 어른 음식 조리, 손걸레질, 수납 정리 등이 지정됐다.

그러나 이런 규정을 적용해도 현장에선 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어른과 같은 음식을 먹을 수 있는 4∼5세의 유아를 키우는 가정의 경우 아이를 위한 식사를 만들면서 같은 음식을 부모에게 줘서는 안 되는지 등의 혼선이 생길 수 있는 것이다.

특정 지역으로 수요가 쏠리는 현상 역시 해결해야 할 과제다. 서울시에 따르면 시범사업 선정 가구 중 56%가 이른바 ‘강남3구’(강남, 서초, 송파구)와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구)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가사관리사 월급이 238만 원(하루 8시간 근무)으로 책정되면서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가구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사관리사 인권 침해, 계약 종료 후 불법 체류 등도 미리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시범사업을 통해 드러난 문제점을 반영해 내년 상반기 시작되는 본사업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영수 한양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제도의 취지가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부합하기 때문에 문제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다듬어 나가야 한다”고 했다.



전혜진 기자 sunri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