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 회담’ 무슨 얘기 오갔나 李 “檢 일방적 수사” 불쾌감 드러내 韓 “친일인사 공직방지 법제화 과해” 원자력 vs 재생, 에너지도 엇갈려
대책 논의하는 與野 원내대표 국민의힘 추경호(위쪽 사진 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박찬대(아래쪽 사진 왼쪽) 원내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소속 당 의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전날 대표 회담을 갖고 민생 공통 공약을 추진하는 협의기구를 운영하기로 한 여야는 이날 협의기구에서 논의할 구체적인 안건 정리 작업에 나섰다. 뉴시스·이훈구 기자 ufo@donga.com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일 열린 여야 대표 비공개 회담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에게 “‘친일 인사 공직 임명 방지법’ 제정에 협조해 달라”고 하자 한 대표가 “법제화할 문제가 아니다”라고 일축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한 대표가 “국회의원 면책특권 등 정치개혁 의제를 다룰 논의 기구를 만들자”고 한 데 대해서는 이 대표가 “검찰이 이렇게 일방적으로 수사를 하면서 면책특권을 폐지하자는 게 말이 되느냐”고 불쾌감을 드러내며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 ‘친일 인사 방지법’ ‘채 상병 특검법’ 공방
2일 여야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이 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언급한 “독도 영유권을 부정하거나 외국의 침략을 합리화하는 등 반국가적 주장을 하는 사람의 공직 취임을 제한하는 내용의 법안”에 대한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한 대표는 “그건 어렵다. 법제화는 과하다”고 선을 그은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관계자는 “취지엔 공감하지만 같이 하기 어렵다는 태도였다”고 덧붙였다.
전날 ‘제3자 추천 채 상병 특검법’ 논의를 두고는 여야의 주장이 엇갈렸다. 이 대표는 한 대표를 향해 “한 대표의 생각을 담은 법안을 우리가 내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수용이 가능한가”라고 입장을 타진했다. 이에 한 대표는 “‘내 생각은 변함없다. 그러나 내가 처지가 좀 그렇다. 당내 상황이 좀 어렵다. 나는 식언하지 않는다’ 이런 얘기를 계속 반복적으로 얘기했다”고 회담에 배석한 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또 조 수석대변인은 “‘(한 대표가) 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대답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국민의힘 곽규택 수석대변인은 “‘내 처지가 그렇다’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한 적 없다”며 “한 대표는 ‘우리 당은 누구 한 명의 의견으로 결정하는 당이 아니다. 당내에서 충분히 이야기하고 있다’고 한 말이 와전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 대표가 ‘민주당은 기존에 낸 안에 대해서 철회하는 거냐’고 물었고 이 대표가 ‘모르겠다’고 하면서 대화가 진전이 안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야 대표가 각각 ‘에너지공동 선언’ ‘재생에너지 확충’을 언급한 에너지 의제와 관련해서는 한 대표는 원자력, 이 대표는 재생에너지로 강조점이 엇갈리면서 결국 공통 정책인 전력망 확충 추진만 발표문에 담았다고 한다.
● 여야 대표 비공개 독대엔 ‘함구’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