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연구원 실장 감사서 덜미
GPU 서버 2대 무단 설치.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감사위원회 제공
한국식품연구원 직원이 연구원 내 사람이 드나들지 않는 공간에 가상화폐 채굴 서버를 몰래 설치해 1년 이상 채굴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감사 과정에서 이 사실이 적발돼 해당 직원은 해임 처분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2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NST 감사위원회는 지난달 26일 식품연 특정감사 보고서를 발표하고 식품연에 A 실장을 해임할 것을 요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A 실장은 2022년 연구원에서 고가의 그래픽처리장치(GPU) 12개를 빼돌렸다. 이를 이용해 가상화폐 채굴용 서버를 만들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직원들이 드나들지 않던 홍보실 내 창고에 채굴 공간을 마련했다. 그는 연구원 예산으로 에어컨 등 채굴에 필요한 장비를 구매했고 별도의 전기시설 공사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A 실장은 가상화폐 채굴용 GPU를 구매하기 위해 소속 직원의 계정까지 도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속 직원들에게 GPU 구매를 지시했으나 구매가 늦어지자 본인이 직접 소속 직원의 계정으로 접속해 GPU를 구매한 것이다.
NST 감사위원회는 A 실장으로 인해 발생한 연구원의 손해가 약 786만 원이라고 추정하고 이를 회수하도록 식품연에 요구했다. 또 A 실장이 근태 기록을 부정으로 등록하고 사문서를 위조한 점 등을 들어 해임하도록 권고했다. 이 외에도 식품연의 보안 강화를 위해 망 분리 운영 실태를 재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