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술은 정말 사람들을 더 정직하게 만들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신경과학자인 그는 “따라서 누군가가 몇 잔을 마신 후에 자신의 마음을 털어 놓을 가능성이 확실히 더 높다. 하지만 술에 취한 상태에서는 진심이라고 생각하지만 술이 깬 상태에서는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을 말을 할 가능성도 있다”며 “예를 들어 술에 취한 친구가 이사를 가겠다거나 직장을 그만두겠다는 대담한 약속을 했다가 다음 날 아침 번복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알코올이 사람의 정직성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해 직접 연구한 사례는 매우 드물다. 하지만 성격, 감정, 인지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사례를 통해 힌트를 얻을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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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임상심리과학(Clinical Psychological Science) 저널에 실린 한 연구에서는 음주운전 면허 취소 기준(0.08%)을 약간 넘는 혈중 알코올 농도 0.09%까지 보드카 레모네이드를 마신 참가자들의 성격이 어떻게 변했는지 조사했다. 외부 관찰자들이 본 참가자들의 가장 큰 성격 변화는 술을 마신 후 훨씬 더 외향적이 되었다는 점이다. 이 연구에선 알코올이 ‘진실의 약’인지 여부를 조사하지 않았다. 하지만, 사회적 환경에서 더 편안함을 느끼는 사람이 솔직해질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은 이해할 만하다.
알코올은 사람들이 마음속에 꼭꼭 싸매고 있던 것을 말하도록 도울 수 있지만, 감정에 영향을 끼쳐 그 생각들을 변덕스럽게 만들 수 있다고 화이트 박사는 설명했다.
이처럼 고조된 감정은 사람에게 진지한 얘기를 하게 만들 수도 있지만, 동시에 누군가를 휘말리기 쉬운 상태로 만들어 진심이 아니거나 나중에 깊이 후회할 말을 하게 만들 수도 있다. 이는 술을 마시면 일부 사람이 폭력적이 되거나 도박을 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과 비슷하다. 이런 행동은 술 없이도 할 수 있지만 정신이 멀쩡할 때는 자제할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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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은 우리의 생각과 감정을 바꿀 수 있기 때문에 행동도 변할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알코올은 우리의 행동을 더욱 극단적으로 만들 수 있다”라고 사예트 교수는 말했다.
화이트 박사에 따르면 이러한 효과는 알코올이 억제력 저하를 유발하는 데서 비롯된다. 알코올은 행동을 조절하고 충동을 통제하는 뇌의 영역인 전전두엽 피질의 신호를 약화시켜 더 쉽게 충동을 따르게 만든다.
또한, 알코올은 두려움과 불안감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뇌의 깊숙한 곳에 자리한 편도체도 억제한다. 술에 취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일반적으로 편도체가 경고 신호를 보냄으로써 사회적 망신을 초래할 수 있는 말이나 행동을 하지 못하게 하지만, 술을 몇 잔 마시면 이러한 신호가 약해진다.
“술은 진실의 묘약이 아니다. 그건 확실한다”라고 화이트 박사는 말했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