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시장에서 시민들이 추석 제수용품 중 하나인 사과와 배를 구입하고 있다. 2024.8.29. 뉴스1
통계청이 3일 발표한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 지수는 114.54(2020년=100)로 1년 전보다 2.0%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 4월(2.9%) 이후 2%대로 내려온 뒤 7월(2.6%) 상승 폭이 커졌다가 지난달 다시 2% 초반까지 떨어졌다. 쌀, 라면 등 소비자들이 자주 구매하는 144개 품목으로 구성돼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도 1년 전보다 2.1% 상승하며 13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소비자물가지수를 품목별로 보면 공업제품 물가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 오르는 데 그쳤다. 이 중 석유류 물가는 0.1% 상승해 7월(8.4%)보다 상승 폭이 크게 줄었다. 국제유가 하락세에 더해 1년 전 상승 폭이 컸던 것에 대한 기저효과가 겹친 결과다. 농축수산물은 전년 동월 대비 2.4% 올랐는데, 이 중 농산물은 3.6% 올라 전월(9.0%)에 비해 상승폭이 둔화됐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농축산물 물가가 3월 정점 이후 점차 상승폭이 둔화되다 안정세에 접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정부는 기상이변, 국제유가 불안 등 추가 충격이 없다면 2%의 물가 안정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 역시 지난달 22일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2%)에 수렴할 것으로 보인다”며 “물가 수준만 봤을 땐 기준금리 인하 여건이 조성됐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그동안 고물가가 누적되며 실질소득이 뒷걸음질해온 만큼 하반기 물가 안정 상황이 내수 활력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속도가 더딜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