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제1차 한일중 인구포럼 개최 일본·중국도 저출생 심각…3국 대책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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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결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미혼 남녀가 20여년 새 반토막이 났다는 분석이 나왔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복지인재원이 3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에서 개최한 2024년 제1차 한일중 인구포럼에선 이러한 내용의 발표가 나왔다.
이날 포럼은 한국과 일본 중국의 저출생 전문가들이 저출생 관련 3국의 청년세대 인식을 공유하고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상림 연구원이 인용한 데이터를 보면 ‘결혼을 해야 한다’ 또는 ‘결혼을 하는 것이 좋다’고 응답한 미혼 남성의 비율은 1998년 75.5%에서 2022년 39.8%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같은 기간 여성은 52.1%에서 23.5%로 더 크게 감소했다. 결혼을 부정하는 비율도 점차 증가했지만 2022년에도 남성은 10%대 이내, 여성은 10% 수준에 머물렀다.
이 연구원은 “청년세대에서 결혼에 찬성하는 비율은 낮아졌지만 결혼 부정은 아니다”라며 “저출산 정책이 왜 필요한가를 보여주는 결과”라고 했다.
젊은 세대들은 저출산 현상을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하지만 정부 정책 효과는 미미하게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육아정책연구소 설문조사에 따르면 25~29세 남성의 91.3%, 같은 연령대 여성의 83.1%가 ‘저출생은 심각한 사회문제’라고 인식했다. 30대도 남녀를 불문하고 비슷한 수준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정부 정책 중 세제혜택 확대, 자녀가 있는 가구에 대한 다양한 할인 혜택 부여, 군 가산제와 유사한 출산에 대한 가산제 도입 등과 같은 정책과 관련해선 남성이 동의하는 비율이 여성보다 높았다. 반면 남녀 평등한 육아문화 조성, 자유로운 육아휴직제도 사용, 육아 인프라 확대 정책의 필요성에 대해선 남성과 여성 모두 대체로 70% 이상의 동의율을 보였다.
이에 대해 이 연구원은 “경제적 지원에 대해 상대적으로 남성들이 더 많이 동의하고 있으며 육아분담에 대한 높은 사회적 동의가 있다”고 분석했다.
모리이즈미 리에 선임연구원은 코로나19 유무별 추계 초혼·출생아 수를 통해 코로나19 결혼·출산에 미친 영향을 설명했다. 그는 코로나19가 20대 출산에 크게 부정적 영향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또 일본의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 제16회 출생동향 기본조사를 근거로 일본의 18~34세 미혼자의 결혼 의욕이 크게 저하됐다고 전했다. 해당 조사에서 남성 중 2010년 평생 결혼할 생각이 없다고 답한 비율은 9.4%였으나 2021년 17.3%로 두 배 가까이 올랐다. 같은 답변을 한 여성은 2010년엔 6.8% 였으나 2021년 14.6%로 두 배 이상 올랐다.
이 연구원은 “저출산 추세를 바꾸기 위해서는 실태를 개선하기 위한 제도 및 지원 방안 뿐 아니라 젠더 의식 및 결혼·출산에 대한 사회 규범 변화도 수레의 양 바퀴로서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저출산 대책 평가도 오랜 기간에 걸쳐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경우 도우 양 연구소장에 따르면 중국의 총인구는 2021년 정점을 찍고 이후 마이너스 성장 시대로 돌입한다. 총 인구 규모 감소 속도가 가속화될 전망이다.
도우 양 연구소장이 제시한 시나리오에 따르면 중국의 총인구 규모는 2030년 13억9100만명, 2040년 13억4200만명, 2050년 12억7100만명으로 점차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우 양 연구소장은 출산 장려 정책에 대한 공공 지출을 확대를 강조했다. 그는 “OECD 국가의 경우 출산 장려 정책에 대한 평균 공공 지출은 GDP의 2.3%를 차지한다. 정책의 효과가 가장 큰 북유럽 국가에서는 그 비중이 훨씬 높다”고 했다.
이어 “(중국은) 현재 출산 장려 정책에 대한 공공 지출 수준이 아직까지 제한적”이라며 “중국은 아직 중상위 소득 국가이지만 공공 지출을 늘릴 여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상희 복지부 인구아동정책관은 “인구 위기 해결을 위해 직접적 당사자인 2030의 관점에서 현 상황을 다시 한번 돌아보고, 일본과 중국의 사례를 참고해 필요한 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