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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조만간 김치 못먹는다”…70년 후 고랭지 배추 ‘멸종’

입력 | 2024-09-03 14:18:00


한국을 상징하는 음식 김치가 위기에 처했다. 기후 변화 때문에 언젠가 한국이 배추를 생산할 수 없게 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과학자들과 재배 농가, 김치 제조업체들은 배추의 품질과 양이 기온 상승으로 인해 급격히 나빠지고 줄어들고 있다고 밝혔다.

배추는 서늘한 기후에서 잘 자라서 보통 산악 지형에서 재배되는데, 주요 재배 철인 여름 기온이 25도를 넘었다.

연구에 따르면 기후 변화로 인해 한국의 더위가 심해지면서 한국이 언젠가는 배추를 재배할 수 없게 될 수 있다. 배추의 재배 최적 온도는 18~21도다. 이하연 김치 장인은 온도가 높아지면 배추의 고갱이가 상하고 뿌리가 흐물흐물해진다고 말했다. 이하연 장인은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우리나라는 여름엔 배추김치를 포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작년에 재배된 고랭지 배추의 면적은 20년 전의 절반도 되지 않았다. 8796헥타르였던 것이 3995헥타르로 줄어든 것이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기후 변화로 향후 25년 동안 경작 면적이 더 극적으로 줄어 44헥타르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서 2090년 무렵에는 고랭지 배추가 전혀 재배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과학자들은 높아진 기온, 예측할 수 없는 폭우, 더 덥고 길어진 여름 때문에 해충이 창궐하는 것도 배추 재배 감소의 원인으로 꼽았다. 식물을 시들게 하는 곰팡이 감염도 농부들에게 특히 골칫거리인데, 이는 수확이 임박해서야 나타난다. 더위에 강하고 보관에도 좋은 품종을 개량하고 있지만 농부들은 이런 품종은 맛이 좋지 않고 재배 비용이 더 많이 든다고 말하고 있다.

배추 재배가 줄어들어 중국산 수입 김치가 식탁을 점령할 날이 올 수도 있다. 지난 2일 발표된 세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7월 말까지의 김치 수입은 6.9% 증가한 9850만 달러(약 1323억 원)였다. 이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이들 대부분이 중국에서 들어왔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