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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보험사 등도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 가능…“금융시장 처럼 거래 활성화”

입력 | 2024-09-03 15:04:00


이영석 환경부 기후변화정책관이 3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마련된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세종=뉴시스





내년 2월부터 자산운용사와 은행, 보험사, 기금관리자 등도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 시장에 참가할 수 있게 된다. 현재 시장에 참여할 수 있는 대상은 배출권 할당대상업체와 시장조성자 및 배출권거래중개회사 뿐이다. 정부는 “향후 개인도 배출권 시장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보험사도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

3일 환경부는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의 실효성을 높인 ‘온실가스 배출권의 할당 및 거래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을 4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40일간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개정된 배출권거래법은 내년 2월 7일부터 시행된다. 개정안은 시장 참여자를 늘리고 기업 배출권 할당취소 규정 등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15년 도입된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는 정부가 온실가스를 일정량 이상 내뿜는 사업장에 유상 또는 무상으로 할당한 연간 배출권 내에서만 온실가스를 배출하도록 하는 제도다. 온실가스 배출량보다 할당량이 부족하면 시장에서 배출권을 더 사야 한다. 반대로 할당량에 비해 배출량이 적으면 배출권을 팔아 이득을 얻을 수 있다. 정부는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시장 논리’가 적용될 수 있도록 이 제도를 만들었다.

이번 시행령 개정안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한 시장 참가자를 자산운용사(집합투자업자)와 기금 관리자, 은행, 보험사로 확대했다. 참여자가 늘면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량이 많아져 시장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배출권 평균 거래가격은 2022년 1t당 2만2370원으로 2021년(2만3149원)보다 약 780원 떨어졌다. 환경부는 개정안이 시행되면 800여 곳 수준인 시장 참가자가 950여 곳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장에 새로 진입하는 기관들은 배출권 거래 중개회사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 환경부는 배출권 거래 중개회사를 통한 참여가 시장 접근성을 높여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전까지는 특정 기관이 배출권 거래 시장에 참가하려면 한국거래소를 통해 회원으로 가입해야만 했다. 중개회사를 거치면 비용이 줄어들고 절차도 간단해진다. 다만 불공정거래 행위 등을 막기 위해 금융감독원의 협조를 받아 시장 참여자의 배출권 거래 관련 업무와 재산 상황 등을 검사할 수 있는 규정도 마련했다.



●배출권 할당 취소 기준 50%→15% 상향

사업장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하면 배출권 할당을 취소하는 기준도 강화한다. 현재 시행령에 따르면 배출량이 할당량의 50% 이하로 감소하는 경우에만 배출권을 취소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경기침체 등으로 생산량이 감소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었을 때도 ‘잉여 배출권’을 팔아 이익을 내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환경부는 할당 취소 배출량 기준을 할당량의 50%에서 15%로 상향해 정부의 배출권 할당 관리를 강화했다. 배출량이 할당량의 15% 이상 25% 미만 줄어들면 절반, 25% 이상 50% 미만 감소하면 75%, 50% 이상 감소 때는 100% 취소하도록 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3일 “개정안이 시행되면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 시장이 금융시장처럼 개방되고 활성화된 시장으로 탈바꿈할 것”이라며 “기업이 실질적으로 배출량을 감소하도록 제도를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