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 의혹을 받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올 7월 카라카스 대통령궁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미니 헌법전을 들고선 부정선거 의혹을 반박하고 있다. 카라카스=AP뉴시스
미국 법무부는 2일(현지 시간) 성명을 통해 “마두로와 측근들이 유령회사를 통해 미국 비행기를 사들여 불법으로 밀반입한 항공기를 압수했다”고 밝혔다. 이 비행기는 실제로 마두로 대통령이 해외 국빈 방문을 할 때 이용하는 장면이 포착된 전용기로, 가격은 약 1300만 달러(약 174억 원)로 추산된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미국이 불법적인 해적 행위를 저지른 것”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CNN은 전용기가 수개월 전부터 정비를 위해 도미니카 공화국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미 당국이 도미니카공화국에 협력을 요청했고, 도미니카공화국이 이에 응하면서 이날 플로리다주로 항공기를 가져왔다고 전했다. 도미니카 공화국은 최근 마두로 대통령의 부정선거 논란을 비판해왔다.
베네수엘라를 장기 집권 중인 마두로 대통령은 올 7월 치러진 대선의 부정선거 논란에도 불구하고 최근 또다시 승리 선언을 한 상태다. 이 때문에 미국은 “부정선거에 대한 명백한 징후가 있다”며 투명한 투표 결과 공개를 압박하고 있는데, 이번 압수 역시 그 일환으로 풀이된다. 앞서 미 사법 당국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20년 마두로 대통령과 측근 12명을 마약 범죄 및 밀매 등 혐의로 기소해 압력을 가한 적도 있다. 일각에서는 미국 당국이 베네수엘라에 추가 제재를 부과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