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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군대 동기”…싱가포르 미인 대회 결선에 트랜스젠더 올라

입력 | 2024-09-03 17:26:00

트랜스젠더 여성인 33세의 기혼 카트리샤 자이리아가 미스 유니버스 싱가포르 2024 결선에 진출했다.(싱가포르 매체 마더십 갈무리).뉴스1


지난해 2명의 트랜스젠더 여성이 미스 유니버스에 출전한 데 이어 올해는 트랜스젠더 여성이 미스 유니버스 싱가포르(MUS) 결선에 진출했다.

2일(현지시간) ‘스트레이츠 타임스’ 등 싱가포르 매체 보도에 따르면 올해 미스 유니버스 싱가포르 선발 대회에는 15명이 결선에 올랐다. 이 대회 우승자는 싱가포르를 대표해 오는 11월 멕시코 멕시코시티에서 열리는 미스 유니버스 2024에 나선다.

결선에 오른 15명 중에는 33세 기혼 트랜스젠더 여성인 카트리샤 자이리아가 이 대회 70년 역사상 처음으로 포함됐다. 자이리아는 지난 2017년 성전환 수술을 받았으며 20세 때 함께 군 복무를 했던 군대 동기와 2018년 결혼했다.

당초 이 대회는 미혼이거나 이혼 전적이 없는 18~28세 여성만 참가할 수 있었지만 이번 대회부터 기혼, 이혼, 자녀를 둔 여성들에게도 참가 자격이 생겼다. 이에 따라 이번 결선에는 트랜스젠더 여성뿐 아니라 자녀가 있는 여성 등 18~34세 넓은 연령대의 여성들이 이름을 올렸다.

자이리아는 스트레이츠 타임스에 “모든 사람이 우리 같은 사람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비판을 받을 각오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내가 소년에서 여성으로 변화하는 과정 내내 나와 함께했다”며 남편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난 우승자가 될 자격이 있다. 세계 무대에서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최초의 트랜스젠더 여성이 된다면 얼마나 멋질까? 내가 아시아를 대표하는 최초의 사람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미스 유니버스는 지난 2012년부터 트랜스젠더 참가자를 허용했다. 이 대회 최초의 트랜드젠더 참가자는 2018년 스페인의 앙헬라 폰세였다.

자이리아는 앙헬라를 롤 모델로 꼽으며 “앙헬라가 트랜스젠더 여성을 대표하는 무대를 보고 울었다. 그는 영감을 줬고, 더 많은 성전환 여성이 대회에 참가할 용기를 가질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말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