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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고위험대출 DSR 관리”… 대출 기준 달라 실수요자 혼란

입력 | 2024-09-04 03:00:00

“총량규제 아닌 투기성 대출 억제”
고신용자 예외대출도 관리 나서
대출문 좁아져 주담대 하루새 급감
유주택자 “전세대출 막혀 월세 구해”





8월에도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역대 최대 규모로 늘어난 가운데 금융감독원이 고(高)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비중 관리에도 나서겠다고 밝혔다. 3일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투기성이나 고DSR 등 고위험 대출의 DSR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은행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가계대출 관리 실패에 따른 갑작스러운 고강도 ‘대출 옥죄기’에 실수요자들의 혼란만 가중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3일 금감원의 고DSR 관리 방침은 앞서 가계대출 증가액이 연초에 세웠던 경영계획을 초과한 은행들에 대해 내년도 계획 수립 시 더 낮은 DSR 관리 목표를 수립하도록 지도하겠다고 밝힌 것에서 더 나아간 것이다. 대출자의 DSR이 40%를 넘지 않는 한도 안에서만 대출을 내줄 수 있지만, 현재 은행권에선 고신용자 등을 대상으로 예외적으로 DSR 40% 이상의 대출이 허용되고 있다. 은행들은 DSR 70%를 초과하는 대출액을 현재 전체 대출 총량의 5% 이내로, DSR 90%를 초과하는 대출 비중을 현재 3% 이내로 관리해야 한다. 고DSR 비중을 관리하겠다는 것은 이 같은 예외 대상에 대한 대출도 들여다보겠다는 얘기다.

금감원은 일련의 DSR 관리 방안이 과거 가계대출 총량관리제와 다르다는 설명이다. 총량관리제하에서는 은행별로 연간 대출 증가 한도액을 업권별 현황이나 직전 연도 증가율 등을 고려한 뒤 할당해 관리했지만, 현재는 은행이 은행별 경영전략에 따라 자체 수립한 경영계획을 유지하도록 관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편 은행별 각종 대출 규제로 대출문이 좁아지면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에 따르면 주담대는 2일 하루 3534억 원 증가했다. 규제 시행 전 30일 하루 새 1조5881억 원 증가한 것에 비하면 4분의 1 정도 규모로 줄어들었다. 주담대, 신용대출 등 가계부채는 2일 하루 7596억 원 늘었다. 전 영업일 가계 대출증가액(1조3025억 원)에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금융권의 대출 조이기는 계속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6일부터 2주택자 이상 수도권 소재 주담대를 한시적으로 중단한다고 3일 밝혔다. 카카오뱅크는 3일부터 1주택자 수도권 주담대를 중단했고, 우리은행은 9일부터 중단한다. 제2금융권 삼성생명도 3일부터 수도권 주담대를 멈췄다.

은행별로 대출 제한에 나서면서 대출 한도도 제각각인 상황이다 보니 실수요자들은 혼란스러운 모습이다. 유주택자 김모 씨(38)는 “최근 5억 원 전세대출을 받을 생각으로 전셋집을 알아보고 있었는데, 은행에서 유주택자는 한도가 3억 원밖에 나오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월셋집을 구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