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후보자가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를 하고 있다. 2024.9.3 뉴스1
독실한 기독교 신자이자 장로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진 안 후보자가 이날 창조론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셨다는 것인데, 반면 진화론은 과학적 증명이 없다고 본다”고 말하자 야당은 “여기는 목사가 되려고 온 것이 아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 安 “진화론, 과학적 증명 없어”
더불어민주당 부승찬 의원이 책을 인용하며 “차별금지법이 도입되면 정말 에이즈나 항문암, A형 간염 같은 질병이 확산되느냐”고 질문하자 안 후보자는 “우리나라에도 2023년도 통계가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안 후보자는 과거 “진화론은 가설” 발언에 대해서도 “창조론, 진화론도 과학적 근거보다 단순한 믿음의 문제”라며 “학교에서 같이 가르치면 좋겠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에 민주당은 “인권위원장이 될 자격이 없다”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야당 공세를 반박했다. 김정재 의원은 “문 전 대통령도 차별 금지가 인권위법에 충분히 담겨있다고 해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 대형 로펌서 3년 10개월간 13억여 원 수령
서울고검장과 헌법재판관을 역임한 안 후보자가 헌법재판관 후보자 시절 청문회 서면답변에서 “법조계에 남아 있는 전관예우 관행이 없어져야 할 것”이라고 밝히고도 퇴임 뒤 대형 법무법인(로펌)에서 일한 사실도 논란이 됐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에 따르면 안 후보자는 2020년 9월 법무법인 ‘시그니처’의 고문변호사로 1년 일했고, 2021년 10월부터는 법무법인 화우에서 2년 10개월간 일했다. 안 후보자는 시그니처에서 1년간 1억9000만 원, 화우에서 2년 10개월간 11억2300만 원을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준일 기자 ji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