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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줄었지만 오존 급증… 통합 대기관리 필요[기고/이강웅]

입력 | 2024-09-03 23:00:00



이강웅 한국외국어대 환경학과 교수·한국대기환경학회장

시민의 생활과 건강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는 초미세먼지(PM2.5)의 전국 평균 농도가 2016년 ㎥당 26μg(마이크로그램)에서 2023년 18μg 수준으로 개선되었다. 이는 정부의 다양한 저감 정책과 더불어 외부 유입 감소, 기상 변화 등의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이다. 한편 초미세먼지보다 관측 역사가 긴 미세먼지(PM10) 농도는 지난 30년간 전국적으로 50% 이상 감소했다. 반대로 지표면 오존 농도는 공식 통계가 발표된 1998년 이후, 전국적으로 약 60% 가까이 증가하였다. 특히 올해는 폭염과 함께 서울의 경우 오존주의보 발령 횟수가 작년 대비 2배가량 늘기도 하였다. 이러한 오존 증가 현상은 대기 환경 자체의 복잡성과 더불어 기후변화와의 깊은 연관성에서 비롯된다.

최근 연구는 미세먼지 저감 노력이 의도치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예를 들어,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질소산화물을 줄이는데 도심 환경에서는 오존이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오존은 이산화탄소와 메탄에 이어 세 번째로 강력한 온실가스로, 기온 상승을 야기한다. 오존은 대기 중에서 화학반응을 통해 형성되는 2차 생성물로, 기온 상승은 오존의 화학적 생성 반응을 가속화하여 농도를 증가시키고, 이는 다시 기후변화를 가속화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미세먼지, 오존, 기후변화 간의 연쇄적인 연결고리는 대기 질 관리와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서 불확실성과 관리의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다.

특히, 환경정책 당국이 지속적이고 다각적인 감축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3년간 초미세먼지의 전국 평균 농도는 ㎥당 18μg 수준에서 정체되어 있다. 이와 동시에 기록적인 오존이 발생하고 있어 추가적인 노력이 더욱 절실한 상황이다. 더구나 이들 문제는 모두 기후변화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국내 대기질 관리의 단계는 이제 투입된 노력에 비례하는 결과를 도출하기 어려운 상황에 접어들었다. 또한, 한 분야의 진전이 의도치 않게 다른 분야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다양한 오염 물질, 배출 및 이동 요인, 기후 요소 간의 상호작용으로 인해 이전보다 더 고도화되고 정교한 대기질 관리 방안의 도입이 요구된다.

지금까지의 대기질 관리 우선순위는 시민 건강 보호를 위해 미세먼지 등 특정한 대기오염물질의 농도를 줄이는 데 중점을 두어왔다. 이러한 노력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이제는 대기 질 관리가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함께 고려하여 보다 광범위한 전략으로 통합되어야 한다. 새로운 접근 방식은 대기질과 기후의 상호 연관성을 인지하고 해결하는 종합적인 해결 방안이어야 한다. 오존이나 미세먼지 농도 개선이 대기 질뿐만 아니라 온실효과에 주는 영향, 반대로 기후변화가 미세먼지와 오존 등 대기 질에 미치는 영향을 모두 고려한 관리가 필요하다.

이러한 기조를 바탕으로, 기후변화 대응의 핵심 요소로 대기 질 관리가 자리 잡을 수 있다. 또한, 대기 질 개선은 특정 지역이나 국가만의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님을 강조해야 한다. 정책당국, 과학자, 시민 모두가 대기 질 관리가 공중 보건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에도 대응하는 두 가지 역할을 수행함을 이해해야 한다. 또한, 우리는 지역사회 건강을 위한 배출 저감 노력이 대기 질 개선에 기여함과 동시에 지구의 건강을 보호하는 것임을 인식해야 한다.

이강웅 한국외국어대 환경학과 교수·한국대기환경학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