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자 가족들 “충격적인 심리 테러” 바이든 “네타냐후 충분한 노력 안해” 英은 이스라엘에 무기수출 첫 금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나의 석방을 위해) 당장 필요한 일을 하라.”
2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공개한 이스라엘 인질 에덴 예루살미 씨의 생전 영상. 그는 인질 구출에 미온적인 베냐민 네타냐후 정권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를 포함한 인질 6명은 지난달 31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라파 인근 터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 출처 소셜미디어 ‘X’
특히 그는 네타냐후 총리가 2011년 하마스가 억류했던 이스라엘 군인 길라드 샬리트 1명을 귀환시키기 위해 팔레스타인 수감자 1027명을 풀어줬던 것을 거론하며 “나는 그만한 가치가 없느냐”고 절규했다. 또 부모님과 자매들을 향해 “보고 싶고 사랑한다”고 했다.
예루살미 씨의 가족들은 “충격적인 심리 테러”라고 비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강압에 의해 촬영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인질 동영상 제작이 전쟁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전역에서는 인질 구출에 소극적인 네타냐후 정권을 비판하며 즉각 휴전을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이츠하크 헤르초그 대통령은 미국과 이스라엘 이중 국적자인 허시 골드버그폴린 씨(23)의 장례식에 참석해 “의사결정자들이 인질 귀환을 위해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네타냐후 총리를 압박했다.
하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요지부동이다. 그는 2일 수도 예루살렘에서 생방송 기자회견을 열고 “인질 석방에 나만큼 헌신하는 사람은 없다”고 주장했다. 인질 사망에 반발해 총파업에 돌입한 최대 노조 ‘히스타드루트’, 벤구리온 국제공항 직원 등을 두고 “하마스에만 좋은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일 예루살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지도를 지시봉으로 가리키고 있다. 예루살렘=AP 뉴시스
영국 또한 서방 최초로 이스라엘에 대한 군수품 금수 조치를 내렸다. 전투기, 헬기, 무인기(드론) 부품 등이 대거 포함됐다. BBC 등은 이스라엘에 대한 서방의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정치적 상징성이 매우 큰 조치가 나왔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