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 군사훈련시설-인근병원 공습 개전후 가장 치명적 공격중 하나” 러, 서울 3분의2 면적 추가 점령 모스크바 인근엔 핵미사일 배치
러시아가 3일 우크라이나 중부 도시인 폴타바를 탄도미사일로 공격해 41명이 죽고 180명 넘게 다쳤다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밝혔다. AP통신과 로이터통신은 탄도미사일 두 발이 군사훈련시설과 인근 병원을 겨냥했다고 전하며, 2022년 2월 개전 이후 우크라이나에 가장 치명적인 공격 중 하나였다고 평했다.
러시아의 미사일 공습이 이어진 가운데 우크라이나가 지난달 6일부터 러시아 남부 쿠르스크주로 진격해 상당한 성과를 거뒀지만, 러시아 역시 우위를 점해 온 동부전선에서 지난 한 달 동안 우크라이나 영토 477㎢를 추가로 점령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서울(605.21㎢)의 3분의 2가 넘는 크기로, 러시아가 한 달 만에 이만큼 진격한 건 2022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특히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의 핵심 병참지로 꼽히는 도네츠크주 포크로우스크에서 불과 7km 떨어진 지역까지 진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포크로우스크가 러시아군에 점령당하거나 크게 파괴될 경우 우크라이나군의 타격도 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또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무적(無敵)”이라 자평한 핵미사일 ‘부레베스트니크’ 발사장을 모스크바 인근에 건설하는 등 무력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AFP통신은 2일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 자료를 분석해 “러시아는 8월 우크라이나 영토 477㎢를 진격했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를 중심으로 하루 평균 15㎢씩 진격한 셈이다.
러, 폭격에… 화염 휩싸인 우크라 변전소 2일 러시아의 폭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동부 요충지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의 변전소가 시뻘건 화염에 휩싸인 채 불타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지난달 6일부터 러시아 남부 쿠르스크주 수미 일대를 점령하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에너지 시설을 집중 공격하며 ‘맞불’을 놓고 있다. 러시아군이 조만간 인근의 또 다른 요충지 포크로우스크를 점령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AP 뉴시스
러시아군이 외곽 7km 지점까지 진격하면서 포크로우스크 주민들은 대거 피란을 떠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8만 명이 거주하던 도시는 매일 수백 명이 피란을 떠나면서 현재 3만 명밖에 남아 있지 않다.
최근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는 더욱 늘어나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1일 기준 우크라이나 영토(60만3550㎢)의 10%가 넘는 6만6266㎢를 점령했다. 지난해보다도 1730㎢ 증가한 수치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쿠르스크주로 진격해 첫 2주 동안 1100㎢를 확보했지만, 현재 총 1150∼1300㎢를 확보하는 데 그쳤다.
로이터통신은 미 싱크탱크 해군분석센터(CNA) 분석을 인용해 “러시아가 핵미사일 부레베스트니크를 배치한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가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위성사진에 따르면 모스크바 북쪽으로 475km 떨어진 핵탄두 저장시설에서 9개의 수평 발사대가 건설되고 있다.
부레베스트니크는 2018년 3월 푸틴 대통령이 “무적의 순항미사일”이라고 부르며 공개했던 핵무기다.
한편 몽골을 방문 중인 푸틴 대통령은 3일 우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과 회담을 가졌다. 지난해 3월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우크라이나 어린이 강제 이주 혐의 등으로 푸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그 뒤 푸틴 대통령이 ICC 가입국을 방문한 건 처음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몽골 방문에 앞서 체포되지 않을 것임을 확약받았다고 전했다.
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