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과 딸 다혜 씨. X 갈무리
문재인 전 대통령의 옛 사위 서모 씨의 ‘특혜 채용 의혹 에 대한 검찰 수사가 문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 수사로 확대된 가운데, 문 전 대통령의 딸 다혜 씨가 “이제 더 이상은 참지 않겠다”고 말했다.
다혜 씨는 3일 ‘X’(옛 트위터)에 “경제공동체란 말을 만들어서 성공했던지라 다시금 추억의 용어를 소환해서 오더(?)를 준 건가”라며 “그런데 우리는 경제공동체가 아니라 운명공동체인 가족”이라고 적었다. 이어 “가족은 건드리는 거 아닌데, (문 전 대통령은) 엄연히 자연인 신분인데 이쯤 가면 막 하자는 거지요?”라며 “더 이상 참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겸손은안할래’라는 태그를 달았다.
‘경제공동체’는 국정농단 사태 당시 검찰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최순실) 씨를 구속기소할 때 적용했던 논리다. 또 ‘이쯤 가면 막 하자는 거지요’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3년 ‘검사와의 대화’에서 한 발언을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한 검사가 노 전 대통령이 취임 전 뇌물 사건과 관련해 검찰 간부에게 청탁성 전화를 한 일을 공개하자, 노 전 대통령이 “이쯤 가면 막 하는 거지요?”라고 응수해 두고두고 화제가 됐다.
검찰은 서 씨가 2018년 7월~2020년 4월 타이이스타젯에서 근무하며 받은 월 800만 원의 급여와 서 씨 가족의 태국 이주 지원비 등을 합쳐 총 2억2300여만 원을 뇌물 액수로 영장에 적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 씨 가족에게 생활비를 지원해 오던 문 전 대통령이 서 씨가 타이이스타젯에 취직한 뒤부터 지원을 중단했다면 문 전 대통령이 경제적 혜택을 본 것과 다름없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다혜 씨는 압수수색 다음 날인 지난달 31일에도 X에 “그 개구리가 되어보면요. 머리는 빙빙 돌고 몸은 늘어져 가고 숨은 가늘어지는데도 ‘그 돌을 누가 던졌을까’ ‘왜 하필 내가 맞았을까’ 그것만 되풀이하게 돼요”라는 글을 올린 바 있다. 드라마 ‘아무도 없는 숲속에서’ 대사를 인용해 자신을 돌에 맞은 개구리에 빗댄 것으로 해석된다.
더불어민주당은 문 전 대통령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를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당 차원에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4일 당내 검찰수사 대응기구인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원회’를 이끌 위원장으로 3선 김영진 의원을 임명했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