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 병사들이 심야에 만취 상태로 부대 안에서 차량을 몰다가 여러 곳의 경계 철조망을 파손하는 등 사고를 냈다. 공군 기지에는 북한 도발에 대비해 24시간 출격 태세를 유지해야 하는 전투기 활주로 등 중요 시설이 즐비하다. 군 내 기강 해이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공군에 따르면 전날(3일) 새벽 전남 광주 제1전투비행단에서 운전병과 동승자 등 2명이 음주운전 등의 혐의로 군사경찰에게 붙잡혀 조사를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은 3일 오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제보를 통해 먼저 알려졌다. 제보자는 “(공군 병사) 몇 명이 술을 마시고 만취해서 자동차를 탈취하고, 비행장 외곽에서 시속 100km로 달렸다”고 글을 올렸다.
공군 관계자는 “시속 100㎞를 넘겨서 운전했는지 등은 조사가 필요하다. 커뮤니티에 올라온 글은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다”면서도 “기지 외곽 도로 철조망이 여러 군데 훼손됐다”고 밝혔다. 또 “(차량이) 한 군데에 처박혀 멈춰 섰으며 이를 폐쇄회로(CC) TV로 확인한 군사경찰들이 곧바로 출동했다”고도 했다. 운전자에 대한 음주 측정 결과에선 면허 정지 수준의 수치가 나왔다고 한다. 이들이 운전한 차량의 열쇠는 부대에서 별도 관리하는 만큼 만취 상태에서 차량을 무단 탈취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