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능 난이도 가늠 마지막 평가 의대 증원 여파 N수생 역대 최다 상위권 변별 실패 ‘물수능’ 우려 나와
4일 202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가 실시됐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양천구 신목고에서 수험생들이 시험을 준비하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난이도를 가늠할 수 있는 9월 모의평가가 4일 치러졌다. 전문가 사이에선 지난해 수능 및 올해 6월 모의평가보다 쉬웠다는 평가와 함께 “출제 기조가 유지될 경우 ‘물수능’이 예상되는데 ‘N수생’(대학 입시에 2회 이상 도전하는 수험생)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변별력 확보가 가능할지 모르겠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출제 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이른바 ‘킬러(초고난도) 문항’을 없애는 기조를 유지하고 EBS 연계 체감도를 높여 출제했다”고 밝혔다. EBS 대표 강사로 구성된 현장교사단은 “국어 수학 영어 모두 6월 모의평가보다 쉽게 출제됐다. 수험생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영역별로 보면 올 6월 1등급 비율이 1.47%에 그칠 만큼 어려웠던 영어는 1등급 비율이 4.71%였던 지난해 수능보다 쉽게 출제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현재로선 영어 1등급 비율이 10%대까지 육박할 가능성이 있어 상위권 변별력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어 영역 역시 새로운 유형이나 킬러(초고난도) 문항이 없어 비교적 쉽게 출제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수능 국어 영역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150점, 올 6월 모의평가는 148점으로 역대 가장 어려운 수준으로 꼽힌 바 있다.
다만 정부의 의대 증원으로 상위권 N수생이 역대 최다 수준으로 늘어난 만큼 수능의 변별력 확보가 관건으로 떠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 대표는 “수능이 9월 모평 수준이라면 ‘물수능’이 될 수도 있다. 특히 의대 증원으로 상위권이 치열한 상황이라 더 그렇다”고 말했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6월과 9월의 난이도 차이가 커서 당장 수험생들이 수시 전략을 세울 때부터 혼란을 겪을 수 있다”며 “시험이 지나치게 쉬웠다는 분위기가 확산되면 평가원이 본수능에서 다시 난이도를 올려 다소 어렵게 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여근호 기자 yeor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