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계 린다 쑨 부부 자택서 체포 “대만 활동 방해하고 허위 문서 발급”
3일 미국 뉴욕시 브루클린 연방법원에 출석하고 있는 중국계 미국인 린다 쑨.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의 전 보좌관인 그는 사전 허가 없이 중국을 위해 일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뉴욕=AP 뉴시스
캐시 호컬 미국 뉴욕 주지사의 전 보좌관인 중국계 린다 쑨과 그의 남편 크리스 후가 중국을 위해 활동한 혐의로 미 연방검찰에 기소됐다. 대만의 미국 내 활동을 고의적으로 방해하고 중국을 위한 허위 문서를 발급하는 등 사실상 중국 간첩으로 활동했다는 혐의다. 다만 쑨 부부 측은 “선동적 기소”라고 부인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3일 미 연방검찰은 쑨 부부를 그들의 뉴욕주 롱아일랜드 자택에서 체포한 뒤 외국대리인등록법(FARA) 위반, 비자 사기, 돈세탁 등 10개 혐의로 기소했다. FARA는 올 7월 미 연방검찰이 한국계 대북 전문가인 수미 테리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을 “허락 없이 한국 정부를 위해 일했다”며 기소할 때 적용한 법이다. 미 정부에 사전 신고를 하지 않고 외국 정부의 대리인으로 일했다는 뜻이다.
검찰은 공소장을 통해 쑨이 대만 공무원들을 호컬 주지사의 사무실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차단했고, 주 정부 통신에서 대만에 대한 언급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또 주 고위급 인사와 대만 인사의 회동 또한 무산시켰다고 적시했다. 반면 중국을 위해서는 주지사 허가 없이 초대장을 발급했고, 주지사 서명을 넣은 공식 문서도 발급해 줬다고 했다.
1983년 중국에서 태어난 쑨은 유년 시절 미국으로 건너왔다. 버나드칼리지 정치학 석사, 컬럼비아대 교육학 석사를 취득했다. 2009년 뉴욕주 입법부에서 일하며 공직 생활을 시작했고 2021∼2022년 호컬 주지사의 비서실 차장을 지냈다. 호컬 주지사 측은 “쑨의 비행 증거를 발견한 지난해 3월 그를 해고했다”고 해명했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