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가-의료기관에 공격 집중 우크라 외교 등 최소 5명 사의
러시아가 4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폴란드에서 약 70km 떨어진 서부 르비우 등 우크라이나 곳곳을 미사일과 무인기(드론)로 공격했다. 이로 인해 최소 7명이 숨졌다고 우크라이나 UNN통신 등이 보도했다. 3일 러시아의 공격으로 중부 폴타바에서 최소 53명이 사망한 지 하루 만에 또 한번 대규모 공격이 이어진 것이다.
이날 키이우와 르비우에 대한 공격은 주택가와 의료기관 등 민간 시설에 집중됐다. 사망자 중 2명은 어린이로 알려졌다. 르비우 공격 여파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폴란드는 이날 방공망을 활성화하며 러시아의 추가 공격에 대비했다.
폴타바 공격의 후폭풍 또한 잦아들지 않고 있다. 당초 사망자가 41명으로 알려졌지만 최소 53명으로 늘었고 부상자 역시 기존 180여 명에서 300여 명으로 늘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방공체계 부족 등 우크라이나군의 명백한 결함이 드러났다”고 진단했다.
앞서 3일에도 올하 스테파니시나 유럽통합 담당 부총리, 올렉산드르 카미신 전략산업장관, 데니스 말류스카 법무장관, 루슬란 스트릴레츠 환경보호·천연자원장관 등이 사임 의사를 밝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황 열세에 동요하는 민심을 다독이고, 올가을 러시아에 대한 대반격을 대비하기 위해 조만간 대대적인 개각을 단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3일 미 NBC방송 인터뷰에서 “현재로선 러시아 영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는 우크라이나군이 지난달 6일부터 러시아 남부 쿠르스크주 수미 일대를 점령한 후 그가 외신과 가진 첫 인터뷰다. “우크라이나군이 쿠르스크주 공격에 집중하느라 정작 본토 방어가 위태롭다”는 비판에도 쿠르스크주에서 철수하지 않겠다는 뜻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쿠르스크주 점령을 향후 러시아와의 휴전 협상에서 활용하려는 의도를 내비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