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군 최초 KF-21 시험비행조종사인 정다정 소령이 지난 4일 오전 공군 서산기지에서 첫 평가 임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4.9.5/공군 제공
2026년 완료를 목표로 개발 중인 한국형 전투기 KF-21(보라매)의 첫 여군 시험비행조종사(테스트 파일럿)가 탄생했다.
4일 공군 서산기지에서 KF-21의 첫 시험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친 공군시험평가단 제52시험비행전대 정다정 소령(공사 57기·37)이 그 주인공이다.
정 소령은 1300여 시간의 비행시간을 보유한 ‘베테랑 파일럿’이다. 2019년 여군 최초로 시험비행조종사 교육과정에 선발됐다. 이후 20개월의 국내외 시험비행 교육을 거쳤고 지난 8월 23일 ‘KF-21 개발시험비행 자격’을 획득했다.
여군 최초 KF-21 시험비행조종사인 정다정 소령이 지난 4일 오전 공군 서산기지에서 첫 평가임무에 나서며 엄지 손가락을 치켜 세우고 있다. 2024.9.5/공군 제공
정 소령은 이번 KF-21 시험비행조종사 자격에 도전한 이유에 대해 “우리 조종사들과 최적의 콤비를 이룰 좋은 전투기, 대한민국을 굳게 수호할 강력한 전투기를 개발하는 데 현직 조종사로서 기여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KF-21 시험비행자격을 얻기 위한 과정은 매일매일이 도전의 연속이었다”며 “아직 완성되지 않은 기체로 악천후 속에서 착륙하는 등의 경험으로 비행 임무에 있어 ‘기본’의 중요성을 재확인할 수 있었고, 전천후 전투기로서 KF-21의 우수성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여군 조종사로서 힘들었던 점에 대해서는 “여군이라 어려웠던 점은 없었고, 그 누구라도 힘들고 어려웠을 과정을 거쳐왔다”며 “여군 최초의 KF-21 시험비행조종사는 없고, KF-21 시험비행조종사만 있을 뿐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고 전했다.
공군 조종사로서 “끝까지 안전하게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꿈이라고 밝힌 그는 “KF-21의 안정적인 전력화로 대한민국의 항공우주력이 크게 도약할 수 있도록 한 소티(출격) 한 소티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여군 최초 KF-21 시험비행조종사인 정다정 소령이 지난 4일 오전 공군 서산기지에서 첫 평가임무에 나서기 전 전투기를 점검하고 있다. 2024.9.5/공군 제공
KF-21은 국내에서 개발된 초음속 전투기다. 2016년 개발에 착수한 이후 설계·시제기 제작을 거쳐 2022년 7월 최초 비행을 실시했다. 지난해 5월에는 잠정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았다. 방위사업청은 2026년 6월까지 KF-21 개발 절차를 마치고, 2026년 말 공군에 양산 1호기를 인도할 예정이다.
KF-21 개발시험비행 자격은 시험비행조종사 교육과정 수료 후 지상 학술 평가와 시뮬레이터 평가, 시동 및 지상 활주 평가, 실제 비행 평가 등을 모두 통과해야 취득할 수 있다. 체력과 비행 능력은 물론 이론까지 겸비해야 얻을 수 있는 자격이라 ‘파일럿계의 박사’로 불리기도 한다.
이예지 동아닷컴 기자 lee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