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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군납전지 품질검사 조작 의혹’ 에스코넥 등 6곳 압수수색

입력 | 2024-09-05 10:04:00

박순관 아리셀 대표와 아들 박중언 총괄본부장이 지난달 28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2024.8.28/뉴스1


사상자 31명을 낸 ‘화성 아리셀 화재 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이 군납 전지 품질검사 조작 의혹을 받는 아리셀 모회사 에스코넥에 대한 강제 수사에 착수했다.

5일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아리셀 화재 사고 수사본부는 이날 오전 9시 10분부터 수사관 30여 명을 투입해 업무방해 혐의를 받는 6개 대상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압수수색 대상엔 경기 광주시 소재 에스코넥 본사와 화성시 아리셀을 비롯해 추가 입건자인 에스코넥 전 임직원 2명 등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아리셀 화재 수사 과정에서 에스코넥이 과거 군납 전지 사업 당시 자회사인 아리셀과 같이 시험데이터를 조작하는 수법으로 군 품질검사 결과를 통과한 정황을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지난 2017~2018년 당시 에스코넥 군납 전지 납품 관련 자료를 확보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에스코넥도 품질검사를 조작해 국방부 업무를 방해한 정황이 발견됐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수사가 진행 중이어서 답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아리셀은 2021년부터 올해 2월까지 국방기술품질원(기품원) 품질검사를 통과하기 위해 검사용 시료를 몰래 바꿔치기하는 수법으로 총 47억 원 상당의 전지를 군에 납품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아리셀은 올 4월분 8만 3733개 납품을 위한 기품원 품질검사에서도 ‘국방 규격 미달’ 판정을 받아 납품이 중단된 사실을 미리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런데도 아리셀은 4월분에 더해 6월분(6만 9290개)까지 기한 내 납품하기 위해 ‘하루 5000개 생산’을 목표로 삼는 등 무리한 제조 공정을 강행했으며, 경찰은 아리셀 화재 사고 또한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6월 24일 화성시 서신면 전곡리 소재 리튬전지 제조 공장 아리셀에서 발생한 화재로 23명이 사망하고 8명이 다쳤다.

이와 관련 경찰은 이미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된 박중언 아리셀 총괄본부장을 포함한 임직원 12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박 본부장은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순관 에스코넥 대표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산업안전법 위반 등 혐의로 고용노동부에 구속된 상태다.

(수원=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