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파리 올림픽에 출전한 로리 매킬로이(왼쪽)과 스코티 셰플러(가운데). AP 뉴시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와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이 후원하는 LIV골프를 대표하는 스타들이 2대 2 정면 승부를 펼친다. 5일 미국 골프전문 매체 ‘골프위크’ 등에 따르면 올 12월 중순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PGA투어의 스코티 셰플러(28·미국)와 로리 매킬로이(35·북아일랜드), LIV골프의 브룩스 켑카(34)와 브라이슨 디섐보(31·이상 미국)가 대결한다. 공식 대회는 아니고 유료 TV채널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대결이 성사됐다. 구체적인 일정, 장소, 대회 방식 등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남자골프를 대표하는 네 스타플레이어가 그동안 든 메이저대회 우승트로피 개수만 해도 13개나 된다. 남자골프 세계랭킹 1위 셰플러와 3위 매킬로이는 PGA투어의 간판스타로 활약하고 있다. 현재 LIV골프의 간판으로 자리잡은 켑카와 디섐보도 이적 전까지는 PGA투어를 대표하는 스타로 손꼽혔다. 매킬로이와 켑카 역시 세계랭킹 1위에 오른 적이 있는 선수들이다. 디섐보는 올해 메이저대회인 US오픈에서 매킬로이를 1타 차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PGA투어는 2022년 출범한 LIV골프와 그동안 대립각을 세워왔다. 현재 LIV골프 이적 선수들은 PGA투어의 대회에 출전하지 못한다. LIV골프 대회 성적도 여전히 세계골프랭킹(OWGR) 포인트에 반영되지 않는다. 그러나 지난해 6월 PGA투어와 LIV골프가 합병 계획을 발표하면서 해빙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이번 이벤트 대회가 현재 지체되고 있는 합병 논의의 급물살을 일으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매킬로이는 골프위크를 통해 “셰플러와 파트너가 돼 기쁘다. 이것은 단지 메이저 챔피언간의 대회가 아니다. 골프 팬들에게 에너지를 불어넣기 위해 고안된 이벤트다”라고 참여 이유를 설명했다. 앞서 PGA투어와 LIV골프가 라이더컵 형태의 단체 대항전을 치르자는 아이디어가 제기되기도 했다.
이번 대회는 과거 타이거 우즈와 필 미컬슨의 맞대결 등을 다룬 ‘더 매치’를 중계한 TNT가 맡을 예정이다. 이번 대회가 그동안 9차례 진행된 ‘더 매치’ 시리즈의 일환으로 운영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셰플러를 제외한 매킬로이, 켑카, 디섐보는 앞서 ‘더 매치’에 참여한 바 있다. 이번 대회에 별도의 상금은 걸려있지 않다. 선수들은 출전료 형태로 일정 금액을 지급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9차례의 더 매치 중 4경기가 라스베이거스 지역에서 진행됐는데, 3번은 윈 골프클럽에서 1번은 섀도우 크리크에서 각각 경기가 열렸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