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뉴스1 ⓒ News1
더불어민주당이 정부의 연금개혁안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세대 간 갈등 조장을 이유로 들었지만, 야당 핵심 지지층인 4050세대의 부담이 커지기에 지지층 달래기의 일환이라고 정치권은 보고 있다.
5일 정부의 연금개혁 추진계획에 따르면 국민연금 보험료율을 현행 9%에서 13%로 높이면서 인상 속도는 20대부터 50대까지 출생 연도에 따라 차등 적용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20대는 16년에 걸쳐 매년 0.25%p씩, 30대는 12년 간 0.33%p씩 인상할 계획이다. 40대는 8년간 매년 0.5%p씩 올리며, 50대는 4년간 1%p씩 인상하는 방식이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날 브리핑을 통해 “지금까지 전 세계 어디에서도 검증된 바 없는 세대별 차등 보험료율 인상 방안 역시 현실성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고 우리나라에서 학술적으로 검토된 바도 없는 합리성을 결여한 편협한 발상에 불과하다”며 “아무런 검증도 이뤄지지 않은 방안을 정부가 덜컥 정책으로 공식화하는 건 무모한 실험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4050세대는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으로 분류된다. 이번 정부의 연금개혁안은 청년 세대의 부담은 줄고 중장년층의 부담은 갑자기 늘어나기에 중장년층의 저항이 예상된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7일부터 29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당 지지도 조사 결과 민주당 지지자 중 40대가 48%로 가장 높았다. 50대는 31%로 2위를 차지했다. 나머지는 △30대 29% △60대 26% △70대 이상 25% △20대 25% 순이었다.
정권 교체를 노리는 민주당으로선 지지층을 확실히 잡고 외연 확장을 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정부의 연금개혁안에 찬성한다면 자칫 지지 기반이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향후 연금개혁 논의가 이뤄질 경우 4050세대에 대한 보상책 마련을 촉구하며 연금개혁안 조정에 나설 전망이다.
민주당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남희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 이후 기자들에게 “청년 세대로 갈수록 미래 노후에 대한 예측 가능성이 없어지고 국민연금에 대한 불신을 더 가중시킬 수 있는 위험한 안”이라며 “정부안에서 가장 위험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는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한 전화 조사원 인터뷰로 진행됐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