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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엔 꽃집, 밤엔 대리운전…홀로 애 셋 키운 가장, 만취 차량에 의식불명

입력 | 2024-09-05 16:35:00

뉴시스 제공


손님을 기다리던 대리기사가 만취 음주운전 차량에 치어 의식불명에 빠졌다. 피해자는 ‘투잡’을 뛰며 아이 셋을 홀로 키워온 가장으로 알려졌다.

4일 성남수정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 및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 등의 혐의로 60대 A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A 씨는 전날 오후 9시15분경 성남시 수정구 상적동 도로에서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가 인도로 돌진해 편의점 앞 테이블에 앉아있던 50대 B 씨를 들이받은 혐의를 받는다.

사고가 난 장소는 서울 청계산 등산로 식당가와 가까운 곳으로, 평소 대리기사들이 이곳에서 ‘콜’을 기다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B 씨 외에 예닐곱 명이 모여 있었다고 한다.

사고 운전자는 3㎞가량 떨어진 식당에서 술을 마신 뒤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조사됐다.

A 씨의 차량은 B 씨를 친 뒤 편의점 옆에 있는 건물 유리 외벽을 들이받고서 멈췄다. A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취소 기준(0.08%)을 훨씬 넘는 0.25%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는 “운전자의 눈동자가 완전히 풀려서 인사불성이었다”고 전했다.

MBC에 따르면, 피해 남성은 아이 셋을 홀로 키워온 아버지로, 낮엔 꽃집을 운영하고 밤엔 대리운전 일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 가족은 “요즘 경기도 안 좋다 보니 투잡으로 대리운전을 하려고 거기서 기다리고 있다가 사고를 당한 거 같다”며 울먹였다.

크게 다친 B 씨는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고 있으나 아직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차량에 대한 압수영장도 신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